BP원유유출 60일째 지속...환경대재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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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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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영국 석유회사인 BP의 석유 시추시설 '딥워터호라이즌'이 폭발하면서 멕시코만 일대에서 원유를 뿜어낸 지 꼬박 2달이 지났다.

폭발사고로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물론 이번 사태로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불리는 1989년 엑손발데스호 사고로 유출된 기름의 5~6배나 넘는 원유가 유출되면서 멕시코만 일대의 환경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BP는 배당금 지급까지 유보하면서 피해보상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폭발사고 이후 주가는 끝도 없이 추락하면서 파산설까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BP가 미국 정부와 피해보상에 관한 일차적 합의를 이룬 이상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제거되면서 BP의 도산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 환경재앙...천문학적 경제피해 규모
지난 4월 20일 멕시코만 해상에서 BP의 석유시추시설이 폭발하면서 미 남부 일대에는 환경대재앙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하루에만 약 6만배럴 원유가 유출되면서 지난 60일간 약 354만배럴의 기름이 멕시코만 일대로 쏟아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유출로 형성된 기름띠 면적만 2만4000㎢로 기름띠는 야생동물의 보고지자 해안 습지로 유명한 루이지애나 해안을 덮쳤다.

경제적 피해도 천문학적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만 경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산업인 석유ㆍ가스 부문은 전체 경제의 53%인 1240억달러에 이른다. 사고 발생 이후 미국 멕시코만에서 새로운 시추활동은 전면 금지된 상태다. 기존 시추작업은 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신규 시추작업 중단 조치가 장기화하면 경제적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BP가 책임져야 할 금액 역시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뉴욕타임스(NYT)는 BP가 이번 사태로 인해 부담해야 할 금액이 60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BP가 져야 할 민·형사상 책임까지 감안한 수치다. BP는 17일 현재 5만6000여건의 피해보상 요구에 모두 9000만달러를 지급했으며, 이번주 내에 총 1600만달러를 추가로 더 지급한다. 또 200억달러 피해보상기금을 약속했고, 올해말까지 주주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 정크샷, 톱킬 줄줄이 실패
BP와 미국 정부는 정크샷(junk shot), 톱 킬(topkill) 등  방식등 이름도 생소한 기술을 모두 동원해 기름 유출을 막아보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

BP는 사고 직후 간단히 수습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BP는 "무인 로봇으로 분출방지장치(BOP)의 밸브를 잠그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실패했다. 유정에 점토액을 밀어 넣는 '톱킬(top kill)', 고체 쓰레기를 퍼붓는 '정크샷(junk shot)'도 실패했다.

급기야 미국 내에서는 핵무기로 유정을 메워버리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NYT는 "수십년 전 소련에서 가스전 유출을 막기 위해 핵폭탄을 사용해 성공한 적이 있다"며 핵무기 사용 의견을 소개했다.

BP의 마지막 선택은 기름 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감압공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감압공사는 시추작업을 해온 유정의 분출압력을 낮추기 위해 현 유정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다른 유정을 뚫어 원유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BP는 지난 5월 2일 감압유정 굴착공사에 착수해 현재 해저 1만4000피트까지 굴착해 들어간 상태다. 지난 5월 16일부터는 추가로 보조 감압유정 굴착공사도 시작해 해저 8576 피트까지 내려갔으나 '폭발방지기'의 이상으로 일단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BP가 계획대로 감압유정 굴착공사를 진행해 8월초 유출원 차단에 성공할 경우 사고 발생 100여일만에 유출사고를 막게 된다.

◇ 보상 최대 1000억弗..파산 가능성 작다

BP의 주식 시가총액이 사고 이후 900억달러 가량 증발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파산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BP는 파산하더라도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200억달러 피해보상 기금을 미 행정부에 지급해야 하며 민-형사상 소송까지 감안하면 파산설이 나돌 만 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대 기업인 BP의 재정상태를 볼 때 도산의 염려는 거의 없다고 분석한다.

놀렌버그캐피탈파트너스의 증시분석가인 브루스 라니는 17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미국 정부가 BP보다 먼저 파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은 이번 사고의 피해 규모와 BP라는 거대 기업의 재정 상태를 비교해봄으로써 도출된다.
전문가들의 BP 피해보상액 추정치 컨센서스는 170억~600억달러 수준에 분포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지면 피해보상액이 1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BP의 경제규모를 볼 때 파산위기까지 몰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해 BP가 전 세계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170억달러로는 애플과 구글이 각각 벌어들인 57억달러와 65억달러를 합친 금액보다도 많다.

지난 3년간 BP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910억달러에 달하며 올해도 300억달러 수익을 볼 것을 추정횄다.

현금흐름이 좋아 기업 규모에 비해 부채비율도 매우 낮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거대 금융기관이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을 때 BP는 별다른 자금수요를 느끼지 않았을 정도다. 

이런 이유로 BP가 200억달러의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2010년 배당금을 유보할 경우 80억달러, 자산매각으로 100억달러를 마련할 수 있고 쉽게 회수 가능한 은행 예금과 단기투자금도 있다.

이런 금액을 합치면 250억달러를 마련할 수 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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