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근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3일 아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0 국제금융포럼'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품이 붕괴되는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 교수는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의 구조적 추세와 한국의 대응방향'이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선진국들의 재정 취약성은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과 성장을 상당기간 억압하겠지만 신흥시장국들의 재정상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 신흥국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선진국의 신흥국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인해 급증하는 유동성이 이들 국가에 금융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신흥시장국들의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자본의 유출입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신흥국의 외화보유액 증대에 따른 선진국 국채 매입 증가는 해당 국가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환시장이 개방된 한국의 경우는 외국자본 쏠림 현상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교수는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본유출입 변동성은 45개 주요국 중 11위이며, 22개 신흥국 내에서는 6위 수준"이라며 "이는 무역의존도가 높은데다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서 해외차입이 자유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적절한 규제를 통해 조절하듯이 금융시장도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안정장치가 필요하다"며 "실물거래를 동반하지 않는 과다한 선물환 거래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와 토빈세 제도 도입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교수는 "무엇보다도 민간부문에서 외화보유고를 확대해 이를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는 기술과 운용능력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금융시장 개방은 양방향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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