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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6월의 국세청 풍경을 보면 이 말이 실감난다. 엄밀히 따지면 이달 말을 기준으로 명예퇴직(이하 명퇴)하는 1952년생 서기관급 이상 간부들의 마음이 더욱 그럴 것만 같다.
스무 살 남짓한 나이에 청운(靑雲)의 꿈을 안고 국세청에 입사한 후 음지에서 묵묵하게 일하며 조직을 위해 열과 성을 아끼지 않았던 이 시대의 진정한 재정역군들.
그러나 이제는 후배들에게 승진길을 열어주기 위해 떠날 채비를 해야만 한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국세청과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해 온 시간을 이젠‘아름다운 명퇴’와 함께 마련된 추억의 책갈피에 넣어 둬야만 한다. 떠남을 준비하는 그들.
내심 말은 하지 않더라도 이별을 준비하는 그 마음이 눈에 선하다. 최소 30년 이상을 국세청과 집 밖에 몰랐던 이들이 다음 달이면 공직자가 아닌 일반인인데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출근 준비를 할런지도 모른다.
명퇴를 눈앞에 둔 某 서기관는 “지금 당장이야 명퇴를 하면 업무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가족과 함께 보낼 생각에 웃고 있지만,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마음을 누가 알까”라는 말이 귓전을 맴돈다.
하지만 또 다른 某 서기관은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이고, 또 다른 세상을 만나 새롭게 개척해 나간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좋은 일”이라며 “국세청과 함께 걸어온 이 길이 자랑스럽다”며 명퇴에 대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어떠한 경우이든 인생의 절반 이상을 국세청과 함께 해 온 이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고, 결국에는 후배들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떠나는 그 뒷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마치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새는 울어도 눈물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당당한 그들.
양손 부서져도 좋을 큰 박수를 그들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tearand76@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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