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정책 고삐 늦추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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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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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중국 부동산 시장규제 고삐를 완화해 중국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활성화에 기대어 당장 경기를 살리는 데 급급해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FT) 중문판이 6일 보도했다.

◇ 中 하반기 경기에 먹구름

최근 발표된 주요 경기지표는 중국 경제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1일 HSBC가 발표한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0.4로 1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PMI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세를, 50 이하면 수축세를 의미하는 만큼 그 동안 중국 경제 회복을 떠받쳐온 제조업 경기의 확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산업의 PMI지수도 55.6으로 전달에 비해 0.8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생산지수와 신규 수주지수 역시 각각 49.6과 49.7을 기록해 2009년 4월 이래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ELP)가 발표한 6월달 PMI도 전월 대비 1.8포인트 떨어진 52.1을 기록했으며, 비제조업 지수 역시 전달 62.7에서 57.4로 떨어졌다.

중국 주요 정책결정자들도 중국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국무원 웹 사이트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의 경제상황은 양호하지만 나라 안팎의 경제환경은 매우 복잡하다"며 거시경제정책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위안화 절상과 부동산 경기침체, 제조업 수익약화 등 여파로 중국 경제가 침체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 中 부동산경기 진단

최근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유사 이래 가장 엄격한 부동산 억제 정책을 내놓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선불 계약금 인상 등의 조치를 단행한데 이어 세 번째 주택 구입자의 대출을 금지시키고,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는 등 잇따라  규제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집값 잡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거래는 위축됐지만 일부 대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내 70개 도시의 집값은 동기대비 12.4% 올랐으며 1개월 전인 지난 4월보다 0.2% 상승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을 뿐 떨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여전히 버블상태에 놓여있음을 의미한다.

중국 부동산컨설팅업체(CRIC)가 7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대다수 중국 부동산개발업체가 지난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100억 위안(1조8000억원 가량)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한 업체도 11군데나 있었다.

그 중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萬科)는 1~6월 무려 355억 위안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해 부동산 개발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동기대비 19.6% 증가한 액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일부 부동산개발업체들은 저가 토지매입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

FT는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에서 무슨 조치를 취하려고만 하면 시장에서 앓는 소리부터 내고 있다’며 정부가 집값 잡기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국토자원부 쉬샤오스(徐紹史)부장도 지난 4일 "앞으로 3개월 뒤 부동산 시장은 전면조정을 통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부동산 규제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임을 내비쳤다.
 
◇ 中 부동산억제정책 효과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다시 활성화시켜 경기하강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FT는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특히 FT는 중국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이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수익모델 전환 ▲ 지역균형발전 촉진 ▲ 지방정부의 보장형 주택 건설 확산 등 중국 경제구조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실적 호조를 보였던 이유도 대다수 부동산업체가 중국 주택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자 하나 둘씩 주택가격을 인하해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둔데 있다.

또한 최근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점차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에서 2·3선 도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CRIC는 “최근 들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1선 도시 내 매출액이 눈에 띄게 줄은 데 비해 2선 도시 내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작년 40% 였던 1선 도시 매출액 비중이 올해 29%로 뚝 떨어졌지만 2선 도시 매출액 비중은 오히려 52%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면적 역시 마찬가지로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FT는 이를 중국 정부의 산업구조조정 및 지역균형발전 촉진이라는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부동산 값이 하락해야만 중국 지방정부가 비로소 부동산 투기를 중단하고 그 돈으로 서민들을 위한 보장형 주택을 건설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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