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7일(현지시간) 1만선을 회복하며 2개월만에 최대폭 올랐다. 다음주부터 본격 발표될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어닝시즌을 주도해온 금융주 실적에 대해 전문가들이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번 반등이 '반짝 상승'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74.66포인트(2.82%) 상승한 10018.28을 기록, 지난달 29일 이래 일주일여만에 다시 1만선을 회복했다. 특별한 지표 발표는 없었지만 개장 초부터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상승장을 주도했다. 최근 주가가 너무 급격하게 떨어진 게 아니냐는 반발 매수 심리가 작용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럽 은행들에 대한 재무건전성 테스트(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이나 대상 등이 예상보다 완화된 것으로 전해져 불확실성이 잦아든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금융주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금융개혁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2ㆍ4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2ㆍ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 불과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수수료 수입도 급격히 줄어 미국 투자은행들의 실적도 뒷걸음질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채널인 CNBC는 최근 채권시장이 요동치면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2ㆍ4분기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채권 및 주식거래 부문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들 은행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2ㆍ4분기 골드만삭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7% 떨어진 주당 2.36달러를, 모건스탠리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절반 이상 감소한 주당 50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았다.
브래드 힌츠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현재 우리가 하는 것은 카메라 필름을 되감는 일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채권시장의 호재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과 상품 부문 실적도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투자은행들은 FICC(채권ㆍ외환ㆍ상품) 부문에서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일부 투자은행은 지난 1분기에 단 하루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하지만 하워드 첸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의 FICC 부문 2ㆍ4분기 매출이 전 분기에 비해 30% 이상 줄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힌츠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되면서 지난 5월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회피 심리와 함께 세계 경제회복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 금융가의 한 인사는 "2009년은 평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예외적인 상황이었다"며 "지난해와 같은 실적이 매 분기 반복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처럼 사업영역이 넓은 금융기업들은 특히 주식시장에서 쓴맛을 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소매금융 부문에서는 실적이 상당 부분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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