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중국의 6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긴축과 경기지표 둔화 등에 따른 중국발 침체 우려는 다소 잦아들겠지만 중국 정부에 대한 위안화 추가 절상 압박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관세청 격인 해관총서(GAC)는 이날 6월 중국의 무역수지가 200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40% 늘어난 것으로 지난 10월 이후 최대치다. 시장 전망치는 5월(195억달러)보다 20% 이상 줄어든 146억~156억달러에 불과했다.
6월 수출액은 1373억9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3.9% 늘었다. 유럽과 미국에 대한 수출이 각각 43%, 44% 급증한 덕분에 2008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수입은 34.1% 증가한 1173억7000만달러에 그쳐, 35.4% 증가를 점친 시장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원자재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웨성 해관총서 통계국장은 이날 중국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6월 무역수지는 시장이 우려했던 유럽 재정위기가 아직 중국의 수출에 충격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지난달 수출이 급증한 것은 오는 15일부터 일부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환급이 폐지되는 데 따른 물량 공세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루팅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관세환급 폐지 여파가 잦아들면 중국의 수출 증가세는 향후 수개월간 가파르게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되면서 위안화 추가 절상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달 위안화 페그제를 종료하는 등 환율 유연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미국 정부와 의회는 여전히 못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브라이언 잭슨 로열뱅크오브캐나다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3일 발표되는 미국의 5월 무역수지는 악화될 전망"이라며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불균형이 다시 부각되면서 중국 정부에 대한 위안화 추가절상 압박도 강도를 더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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