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태양광 장비산업에서 선두주자인 일본이 주춤한 사이 국내관련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에 주가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15일 태양광 전문조사기관인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설치 시장이 지난해 7.3GW에서 16.6GW로 약 13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약 3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각국 정부가 지원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폴리실리콘의 와트(W) 당 가격은 2008년 2분기 1.5달러에서 1년 만에 3분의 1수준인 0.5달러까지 떨어졌지만 그 후로 하락세가 둔화됐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2011년 미국의 태양광 예산을 22% 증가한 3억9200만 달러로 책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 역시 올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예산 1800억원 중에 그린 홈 100만호 사업에 총 962억 원이 책정되었고 그 가운데 태양광에는 62%인 6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태양광 장비 시장은 아쉽게도 아직까지 미국과 독일,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일본은 각각 30%, 40%, 20%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1% 미만이다. 대표 업체로는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독일 센트로섬·로스앤라우·일본 알박 등이 있다.
태양광 장비와 유사한 반도체·LCD 장비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국내기업이 최근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장비를 생산하던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6년 태양광 장비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박막형 태양광 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 박막형과 결정형 태양광 장비를 모두 공급하는 국내 유일 업체이기도 하다. 2007년부터는 프랑스 원자력위원회와 손잡고 결정형 태양광 장비를 개발, 결정형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인 주성은 오는 9월이면 720㎿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최대 전력발전회사에 1566억 원 규모의 태양광 장비를 공급하기로 한 사상 최대 규모 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2500만원짜리 소나타 승용차 6000대를 파는 것과 같은 효과다.
이에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이날까지 총 20.00% 상승했다.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태양전지 제조라인에 자동화설비를 공급한 에스에프에이도 연초이후 총 86.69% 주가 급등했다. 또 다른 관련주인 DMS 역시 연초이후 71.58% 오르며 태양광 산업이 성장동력임을 확인했다.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국내 기업 시장진입으로 일본 대표기업인 알박의 주가는 연초이후 20.09% 하락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에만 태양광 장비를 2269억원 신규 수주했다”며 “2분기 말 수주잔고는 30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고 이중 상당수 장비가 올 하반기 내에 매출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성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은 태양광 장비의 뚜렷한 매출 성장이 눈부시다”며 3분기 태양광 판매 인식으로 매출 1696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을 예상했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MS의 결정질형 태양전지 턴키라인 수주는 아직 글로벌 3~4개사 정도만이 가지고 있는 시장에 진출한 것”이라며 “올해 태양광 장비 수주액은 기존 12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하였고 내년에는 600억원 수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장비는 DMS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dra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