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은행권의 신용대출 잔액이 올 2분기부터 증가세를 타고 있다.
가계 및 기업대출 확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신용대출이 새로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격차에 따른 이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현저히 줄어든 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도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리스크 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 4월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은행으로 2분기(4~6월)에만 368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3610억원, 신한은행 814억원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량 고객을 위주로 신용대출이 많이 취급되고 있다"며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좋지 않아 개인 신용대출을 제외하면 대출을 늘릴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고객 위주로 대출을 해주다 보니 금리가 자연스레 낮아지고 있는 것.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1월 7.64%에서 2월 7.41%, 3월 7.42%, 4월 7.01%, 5월 6.27%로 하락세가 완연하다.
지난 5월 삼성생명 상장과 맞물려 우리사주 매입을 위한 대출 수요가 급증했던 것도 신용대출 잔액이 증가하는데 일조했다.
한국은행 통화금융팀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 수요가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5월 삼성생명 우리사주 청약이 있었기 때문에 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연체율 증가 및 부실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는 있다는 지적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신용대출은 확실한 담보가 없어 가계 사정에 따라 부실화할 우려가 크다"며 "개인 신용대출은 공적 보증도 쉽지 않아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의 소득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용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가계 신용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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