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손고운 기자) 메리츠화재가 그동안 주춤했던 자동차보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온라인 자동차보험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시작한 주행기록장치(OBD) 무상임대 역시 온라인자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수단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3월부터 온라인자동차보험 강화를 위해 한 컨설팅 업체의 고위 인사를 온라인자동차보험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와 함께 광고담당 인력 등 부서인원도 확충하며 조직을 정비했다.
이처럼 메리츠화재가 뒤늦게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자동차보험 시장의 가격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9회계연도 원수보험료 기준 메리츠화재의 온라인자동차보험 실적은 423억원으로, 전체 (2조3201억원)의 1.8%에 그쳤다. 사실상 명맥만 이어온 셈이다.
게다가 업계는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온라인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조만간 현 20%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역시 대세에 합류하지 않고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지난 21일 시작한 OBD 무상임대 역시 온라인자동차보험 강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 가입자에게 무상으로 임대해주기 위해 1대에 5만원가량 하는 OBD를 구입하는 것은 비용부담이 상당하다. 게다가 요일제차보험 가입으로 인한 8.7%의 보험료 할인까지 감안한다면 부담은 가중된다. 메리츠를 제외한 타 보험사들이 무상임대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사도 아닌 메리츠화재가 무상임대를 실시하는 것은 이를 통해 온라인자동차보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수단이라는 분석이다. 레드오션으로 분류되는 온라인자동차보험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메리츠화재가 소비자에게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 마케팅과는 차별화된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타 회사에서 꺼리는 OBD무상임대는 이에 적합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새롭게 온라인자동차보험을 강화하면 광고비등 초기사업비가 들어가게 되는데, OBD구입비용을 이 부분에서 사용하면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금감원이 최근 초과사업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요일제차보험 가입을 위한 OBD 사업의 경우 금융당국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어느정도 편의를 봐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상 연 몇 만원 아끼자고 운행금지 날짜까지 일일이 따져가면서 요일제차보험에 가입하지는 않기 때문에 OBD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메리츠화재가 이러한 계산까지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BD무상임대가 확실한 홍보수단은 될 수 있겠으나, 사후 민원발생 요인이 될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만약 OBD의 고장으로 운행여부가 저장이 되지 않았다면 가입자는 보험사로부터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경우 가입자들은 OBD 제조업체에 항의하기 보다는 보험사에게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요일제차보험으로 인한 보험료 할인에 민원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고와 비용까지 자칫 이중으로 처리해야하는 위험이 있다”며 “이를 감수할 만큼의 인지도 상승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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