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강제 병합 100주년… 한국, 日 '기술종속' 심화되고 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한일 강제 병합 100주년'을 맞아 국내 기업들의 일본 원천기술 종속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출이 증가할수록 수출품 생산에 필요한 일본산 부품소재 수입이 덩달아 늘어 대일 무역적자가 커지는 고질적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운영장비 국산화율은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술 장벽이 높은 전공정 장비나 재료 부문의 국산화는 60%를 겨우 넘긴 상황이다.

원천기술 취약으로 핵심 부품소재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 등 IT 분야 핵심 소재의 일본 의존도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LCD 패널 핵심 부품인 'TAC필름'은 일본으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다.

또한 각종 ITㆍ정보기기를 제어ㆍ운용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일본 업체들의 기술력에 밀려 한국 기업들은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은 고작 2.4%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일본은 21%를 점유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관련 기술에서도 일본의 기술이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미쓰비시화학ㆍGS유아사 등 일본 배터리ㆍ화학 업체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성능을 대폭 개선시키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들 기업은 전기차의 핵심장치인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해 급속 충전, 대용량 등 차세대 배터리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양국간 기술 격차로 올해 상반기 대일무역적자는 180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해방 후 일본과 교역을 재개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대일 무역적자의 70%가량이 부품소재 분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돼 원천기술에 부족이 대일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제조업의 '중간재 국산화율'(국산중간재투입액 / 총중간재투입액)은 71.4%로 조사대상 6개국 중 독일(69.5%)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국산화율을 보이는 일본(84.9%)과 비교하면 13.5% 포인트 낮았다.

주요 산업별로는 반도체ㆍLCD 등이 포함되어 있는 사무ㆍ회계ㆍ컴퓨터의 중간재 국산 화율이 가장 낮은 36.4%에 그쳐, 6개국 평균(62.0%)보다 25.6%포인트 낮았다.

다음으로는 전기기계(13.3%포인트), 조선(11.6%포인트) 등의 국산화율이 제조업 강국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 주 원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중간재 국산화율이 낮아 제조업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미약하다"며 "이는 국내 제조업이 성장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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