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재계 일각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의 대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지성·산업부 차장> | ||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00년 10.5%에서 지난해에는 23.9%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25%를 넘어섰다.
대한상의 측은 “2000년에만 해도 미국·EU·일본시장이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05년 이후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중국 경기에 영향을 덜 받기 위해 동남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언의 배경에는 ‘수출지역 다각화의 중요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거시경제팀 손영기 팀장은 “중국경기가 꺾이고 있다”면서 “하반기에 중국경기가 안 좋아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경기 변동에 우리 수출이 출렁이지 않도록 수출기업들이 ‘수출지역 다각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너무 앞서 나간 것이다.
오히려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의 강자인 중국이라는 호랑이의 등에서 떨어지지 않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를테면 지난 7월 출범한 SK차이나는 SK그룹의 미래를 중국에서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 베이징은 서울과 더불어 그룹의 헤드쿼터 기능을 맡게 된다”면서 “SK차이나는 SK의 새 시대를 여는 빅 스텝(Big Step)의 주인공”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SK의 행보는 중국의 새 시장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새롭게 전개해 나가는 동시에 중국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레버리지함으로써 세계 시장 진출의 토대를 쌓아나겠다는 전략에서 나왔다.
만약 중국경기가 하반기 들어 하향세를 보인다고 해도 ‘중국이 한국 수출 기업의 희망’이라는 사실은 유효하다. 그래도 중국만큼 성장하는 지역을 지구상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한국무역협회 지역연구실 중국전문가인 정환우 박사는 “중국은 유일한, 최대의 고속성장 시장”이라고 표현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이 축소되는 시점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곳은 중국시장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국 수출기업의 대중국 수출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더군다나 중국이 하반기에 견조한 성장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무역협회는 지난 주말 ‘2010년 하반기 중국경제 연착륙 예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경제가 소비의 견실한 증가로 9%대의 안정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역협회는 또 중국이 상반기 투자증가율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의 빠른 회복세와 소비의 견조한 증가로 11.1%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2.6%의 물가안정을 이뤄내는 등 고성장과 물가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우리나라가 고속성장기에 접어들었을 때 한국 수출의 대미 의존도는 50%에 육박했었다.
약간 과장하면 현재 우리나라가 10대 수출대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 전적으로 매달렸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대미 수출비중은 10.7%였다. 여전히 미국은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 국가이지만, 현재 수치만 놓고 보면 대중국 수출비중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래서 여전히 중국은 한국 기업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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