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불법 입국혐의로 북한에 수감됐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31)씨가 현지시간 27일 오후 고향인 미국 보스턴에 도착해 가족들과 재회했다. 지난 1월 북한에 입국한 지 7개월여 만이다.
곰즈의 석방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성사돼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이날 곰즈의 귀환은 기자회견과 사진촬영 등의 행사도 없이 20분 만에 끝이 났다.
카터 전 대통령과 곰즈는 이날 오후 2시께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전세기에서 내려 가족들과 감격적인 상봉을 했다. 하지만 활주로에 대기 중이던 50여명의 취재진을 뒤로 한 채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곰즈는 카터 전 대통령에 이어 전세기에서 내려와 활주로에 대기 중이던 가족 및 친지들과 일일이 포옹하면서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곰즈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그를 환영하는 문구가 적힌 소형 플래카드까지 가져와 곰즈의 귀환을 축하했다.
카터 전 대통령도 잠시 전세기에서 내려 곰즈의 가족들에게 그를 인계해줬지만 곧바로 다시 항공기에 올라 이륙했다.
취재진들은 활주로에서 포토라인과 마이크를 설치해놓고 기자회견을 기다렸지만, 카터 전 대통령과 곰즈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기는커녕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 한 번 취하지 않고 이내 각자의 길로 헤어졌다.
작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 여기자들을 데리고 귀환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애초 곰즈와 카터 전 대통령은 공항 도착 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장에서는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곰즈의 귀환 행사가 간소화된 것은 관심을 모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동이 성사되지 않아 특별한 메시지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기간에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카터 전 대통령이 곰즈 석방 외에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가져올 것이라던 항간의 기대가 퇴색됐다는 해석이다.
카터는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공항에서 출발 직전 5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됐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카터센터도 "이번 일은 카터 센터의 개인적인 임무였으며, 미국 정부의 요청이나 지원은 없었다"고 밝혀 이런 추정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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