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해 위한 필독서 '중국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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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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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서구 지성계에서 중국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마르셀 그라네(1884∼1940)가 1934년 쓴 '중국사유'(한길사 펴냄)가 번역 출간됐다.

'현대사회학의 아버지' 뒤르켐의 제자이자 저명한 중국학자인 그라네는 당시 치명적인 실수가 만연한 서구의 중국문명 연구 풍조에 종지부를 찍고자 이 책을 냈다고 강조한다.

그는 서양의 철학적 개념을 기준으로 중국 사상에 접근하는 방식을 지양했다.

중국을 이해하는 데 필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책은 중국문명의 형성 요체인 풍습ㆍ사유방식ㆍ제례ㆍ의식ㆍ정치구조ㆍ사회조직을 전반적으로 짚으면서도 철저하게 중국 내부 시점에서 접근했다.

입체적 분석을 위해 언어와 문자, 수와 주개념, 학파 등도 전반적으로 다뤘다.

중국어는 그 체계상 개념을 표현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사유를 특징짓는 추상적 기호보다는 구체적 암시가 풍부한 상징을 선호하며, 상징은 규정된 의미보다는 묘연함에서 배어 나오는 효과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은 단순히 어떤 판단에 기준을 둔 명확한 확인보다는 행동의 총체적 전환을 도모한다. 따라서 독창적인 문명의 반영이자 많은 가치판단을 지닌 이 상징체계를 굳이 서구철학의 용어로 번역하려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질서 또는 총체는 중국사유의 최고 범주로, 이 범주는 곧 도(道)를 상징으로 한다. 중국사유는 서구와 달리 수와 공간, 시간을 추상적 개념으로 다루지 않아 실체, 운동력 등 추상적 범주의 설정이 필요 없었다.

즉, 도는 운동력과 실체의 개념을 넘어서고 음양은 범주의 구별 없이 모두 포괄한다. 도와 음양은 세계의 삶과 정신활동을 관장하는 율동적 질서를 종합적으로 상기시키고 유발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도가와 유가는 완벽한 지혜를 공동의 이상으로 내세운다.

유가가 표방하는 지혜는 스토아학파의 금욕주의적 지혜에, 도가의 지혜는 에피쿠로스학파의 쾌락주의적 지혜에 가깝지만 유가와 도가 모두 완전한 자기인식을 공통된 하나의 이상으로 추구했다.

자기를 알고 나아가 세계를 아는 데 기여하는 자기통제는 욕구와 욕망에서 해방됨으로써 가능했다.

중국인들은 풍속과 기예, 문자, 지혜를 통해 극동 전역을 정복했다. 오늘날 극동 지역에서 중국문명과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 민족은 없을 것이라고 그라네가 확신하는 이유다.

서구문명이 실용과학으로 아무리 영광을 누려도 중국문명의 위상은 여전히 높다고 하는가 하면,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중국이 기술적 우위를 잃었다고 하지만 중국문명의 위상이 손상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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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질서개념에는 이해와 화합이야말로 자신의 내면과 주위의 평화를 구현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담겼다. 중국의 모든 지혜는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모든 앎과 권능은 이(理)나 도(道)에서 비롯되고 모든 군주는 성인이나 현자여야 하며, 모든 권위의 토대는 이성(理性)이라는 저자의 결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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