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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 "체험을 소비하는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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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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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물건을 팔지 말고, ‘체험’을 팔아라”
 
김상훈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지난 21일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세터에서 열린 전경련 국제경영원 CEO 교육 과정인 ‘미래창조혁신 과정’에서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체험’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이 날 ‘미래 트렌드를 통해 본 기업경영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미래의 트렌드를 소비, 사회, 문화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전망했다.

◆스타벅스는 ‘체험’을 파는 곳
 
스타벅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창가자리다. 캬라멜 마끼아또를 주문하고 창가에 앉아 노트북을 펴거나,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린다. 창밖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간다. 뉴욕 맨하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때 소비자가 구매한 것은 단순히 5000원짜리 커피가 아니라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체험’이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팔지 않고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을 팔았다. 비교적 고가의 커피를 팔면서도 소비자가 끊이지 않는 것은 가게 바깥과는 구별되는 그곳만의 분위기와 그곳에서 해야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체험은 물건이 주는 물질적 만족감이 아닌 정신적 만족감을 가져다 준다. 특히나 요새 젊은 층의 소비자들에게서 두드러지는 소비 경향이다.

김상훈 서울대학교 교수도 3년 후 미래 소비 트렌드로 스타벅스의 ‘체험 판매’에 주목하며, “체험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미래 경영 전략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소비’ 역시 미래 주요한 소비 트렌드의 하나로 꼽힌다. 하이브리드 소비란 이성적 소비와 감성적 소비가 결합된 소비 형태를 말한다. 최근 편의점 할인 포인트를 받는 소비자가 2008년 12월보다 36.9% 증가했다. 이는 개인의 오감만족을 위한 소비는 계속하면서도 포인트 카드, 쿠폰 등을 활용해 되도록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똑똑한 소비’를 추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감성적 소비와 이성적 소비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경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굿 네이버(good neighbor) 소비’가 미래 소비 트렌드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김장훈, 션 등 기부하는 연예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 산업 전체 영역에서는 ‘친환경’ 이 강력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소비, 착한 소비를 하는 것이 중요해 지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미래 경영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혼혈’은 이제 선망의 대상

김 교수는 ‘다문화’를 미래 주요한 사회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점쳤다.

예전에야 혼혈을 치부하는 문화였지만 최근에는 아무로 나미에, 윤미래, 타이거 우즈 등 혼혈인들이 큰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인도 음식점, 태국 음식점 등 제 3세계 국가의 음식을 파는 식당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김 교수는 “다문화 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의 사회 모습인 만큼 사람들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동경도 점차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Weisure(웨저)'를 앞으로 다가올 사회 트렌드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Weisure는 'work(일)’과 ‘leisure(여가)’의 합성어다. 스마트 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하고, 쉬는 중에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일과 놀이의 경계가 무너지며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 있어서 한 일을 생산적 활동으로 전환하는 경영상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래 문화 코드 ‘혼자라도 외롭지 않아요’

‘나홀로족’, ‘코쿤족(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에 머물려는 칩거증후군의 사람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등 홀로 생활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과거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하지만 김 교수는 외려 “홀로 생활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며 기업이 공략해야 할 새로운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 영화 배급사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영화표 예매량의 약 40%가 ‘1장 예매’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혼자서 먹는 고깃집, 1인 대상 여행 패키지 등 혼자 영위하는 문화 영역이 점차 확대 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홀자 즐기는 문화 코드를 잠깐의 유행으로 볼 것이 아니라, 경영자들이 적극 이용해야 할 경영 전략의 하나로 제시했다.

이어 그는 후크 송, 휴대폰 소설 등 어렵지 않고 한 입에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쳐’와 한류, 아시아권 식음료의 세계적 유행 등 동양 문화가 미래 세계적 문화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을 한 김상훈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 경영학(마케팅)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에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최우수 강의상을 수상한 바 있다.

agamee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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