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변호사는 이민법 전문변호사로 시작해 인권변호사로 변신한 뒤 미국 정부의 부당한 비자발급 거부에 맞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또 그는 미 연방하원에 혼혈인을 대상으로 자동 시민권이 부여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하고 탈북자의 미 영주권 획득을 위해 무료변론에 나서기도 했다.
전 변호사의 자서전은 일류대학을 나와 성공가도를 달린 주인공 이야기가 아니다. 늘상 2등만 하던 사람이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좌절하지 않고 꿈을 이룬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예비고사에 낙방하고 재수 후 지방대학에 입학했던 그는 별 생각없이 서 있던 대학 입학식장에서 백발의 총장이 "남이 안하는 거 해봐라" 라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듣고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결국 ‘최고가 될 수는 없어도 최선은 할 수 있고, 남이 하지 않는 것에 도전하면 최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영어 때문에 사시에 낙방한 전 씨가 미국서도 언어문제로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는 교과서를 계속 반복해 완전히 외우고 수많은 질문을 교수에게 쏟아내면서 악착같이 영어를 배웠다.
그는 자서전에서 오기와 ‘여기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처절한 몸부림이 난관을 뚫고 나갈 수 있게한 원동력이었다고 술회했다.
한때 그에게 영어는 저주였으나 미국 땅에서 영어로 변론하는 변호사가 된 그에게 이제 영어는 축복이다. 그는 “영어에 붙잡혀 있느냐, 아니면 영어를 딛고 일어서서 자신만의 새로운 시작을 하느냐에 따라 영어가 저주가 되기도 하고 축복이 되기도 한다”며 "문제는 영어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남이 하지 않은 것을 해보고자 하는 부단한 시도 덕에 그동안 10권의 법률관련 서적을 펴내고 그 수익금을 각계에 기증했다. 2007년 집필한 `미국비자 포커스'의 수익금은 한국 내 불법체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병원단체에 전액 기증했다.
그는 이번 자서전의 판매수익금도 ‘남이 안 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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