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검찰이 '신한 사태'를 초래한 경영진 3인방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향후 파장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부터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까지 진행될 예정이라 이미 사퇴한 라응찬 전 회장 외에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릴 수 있다.
2일 검찰이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5시간 반에 걸친 압수수색을 실시한 후 신한금융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날 검찰은 박스 16개 분량의 서류는 물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녹화 장비 등을 모두 수거해 갔다.
검찰 관계자들은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을 찾아 압수수색 배경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의 사법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압수수색 전에) 왜 왔는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고 답했다.
금융권은 이번 압수수색을 경영진 소환 조사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희건 신한금융 명예회장의 자문료 15억원의 용처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당초 신한은행은 신 사장이 자문료를 횡령했다고 주장했으나 신 사장은 자문료 중 일부를 라 전 회장과 이 행장도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가 자문료 횡령 수법과 용처를 밝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진에 대한 소환 조사가 시작될 이번 주말이 '신한 사태'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은 신 사장과 라 전 회장의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이 행장은 피내사자(참고인) 신분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유의미한 수준의 혐의를 파악했다는 얘기다. 소환 조사를 통해 혐의가 확정될 경우 이들에 대한 퇴진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신 사장은 명예를 회복하기 전까지 사퇴 의사가 없음을 수 차례 밝혔으며, 이 행장도 자진 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 압수수색으로 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데다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라도 나올 경우 두 사람 모두 더 이상 버티기는 쉽지 않다.
이사회에서 해임안을 공식화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라 전 회장이 퇴임식을 한 다음 날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신 사장과 이 행장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세 사람 모두 물러난 후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비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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