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도하 아시안게임 '노 금메달'의 아픔을 씻으려는 배드민턴 대표팀이 제16회 아시안게임이 펼쳐질 중국 광저우 도착 7시간 만에 훈련에 나서면서 '금빛 스매싱'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9일 오후 광저우 톈허 체육관. 이날 정오께 선수단 본진과 함께 광저우 바이윈 공항에 내린 배드민턴 남녀 대표팀은 곧장 선수촌을 향해 입촌 절차를 마무리하고 숨돌릴 틈도 없이 톈허 체육관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대표팀에게 배당된 훈련 시간 맞추느라 선수들은 오후 4시30분에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이동해 선수촌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체육관에 도착했다.
이날 아침 일찍 4시간의 비행을 통해 광저우에 도착한 대표팀 선수들은 몰려드는 피곤함을 참아내며 러닝으로 몸을 풀고 나서 곧장 코트로 들어섰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를 날카롭게 지켜보면서 훈련을 독려했고, 코치들은 각 코트로 흩어져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대표팀이 이렇듯 서둘어 훈련에 나선 것은 빠른 코트 적응을 통해 금메달 사냥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대표팀은 4년 전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에 머물러 '효자 종목'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만큼 이번에는 기필코 화끈한 금빛 사냥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훈련은 순탄치 않았다.
대표팀에게 할당된 훈련시간은 오후 7시부터 한 시간. 대표팀을 태운 버스가 30여 분 정도 빨리 체육관에 도착했지만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입장할 수 없다고 막아서는 경비 경찰의 저지에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김중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강하게 항의하자 그제야 조직위 관계자가 뒤늦게 나타나 입장을 시켜줬지만 이번에는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코트에 들어설 수 없다는 황당한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김 감독은 "국제 대회에서도 코트가 비어 있으면 일찍 들어가서 몸을 풀고 훈련하는 게 관행"이라며 "실무자들은 아무도 없고 자원봉사자들만 코트에 나와 '자기는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통에 황당했다"고 말했다.
결국 코트 주변에서 러닝으로 몸만 풀던 대표팀은 뒤늦게 나타난 실무자와 협의해 예정시간보다 20분 먼저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톈허 경기장은 대표팀에게 잊을 수 없는 장소다. 2007년 중국 오픈이 여기에서 열렸는데 중국 선심과 부주심의 편판 판정 때문에 중국 대표팀과 맞붙은 남자복식 8강전을 치르는 도중에 경기를 포기하고 대회를 거부했던 추억(?)이 남아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훈련 시간도 중국의 텃세가 작용했다. 중국 대표팀은 오전과 오후 훈련을 모두 톈허 체육관에서 치르는데 한국은 오후 시간에만 배정했다"며 "중국의 텃세부터 넘는 게 금메달의 지름길이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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