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 'YB'는 무명에 가깝다. 그들이 서는 무대는 작고 초라하며 관객도 10여 명을 넘지 않는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개선되는 건 아니다. 희망은 계속 꺾여만 간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계속된다. 잇따른 공연과 장거리 운전에 지쳐가도 멤버들은 작은 모텔방에 모여 새벽까지 그날 연주할 곡을 연습한다.
영화는 이처럼 100분간 워프트 투어에 참가한 YB의 고생담을 담는다. 미국 서부의 7개 도시를 도는 투어가 진행될수록 15년 된 밴드의 풍모는 점점 사라져간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체하는 건 패기와 도전이다. 그들은 "스쿨밴드"처럼 밑바닥에서부터 모든 걸 하나씩 시작한다.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한국의 문화와 전혀 다른 미국 땅에서 '문화'를 가지고 그들을 만나야 하는 일이었다. 언어, 문화, 먹거리 등 모든 것이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달랐다."(윤도현)
영화는 물론 이들의 성공담을 그리지는 않는다. 만화의 주인공처럼 노력한다고 갑자기 스타로 떠오르는 기적은 현실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들의 노력은 끝까지 빛바랜다.
하지만 그들이 걸어온 인생과 음악을 되돌아보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자세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엿볼 수 있다.
화면 밖에서도 느껴지는 거리의 후끈거림, 음악에 대한 YB의 열정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영화다. 그리고 영화에서 YB의 노래를 마음껏 들어볼 수도 있다.
주로 드라마를 만들어 온 정흠문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다음달 2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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