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증권가에 열린 채용이 화두로 등장했다. 이는 IBK투자증권이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서 서류심사는 자기소개서만 보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솔로몬투자증권도 '열린 채용 설명회'를 열고 참가자 전원을 서류전형에서 통과시켰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자기소개서에 학력과 사진, 이력, 어학점수 기재란을 아예 없앴다. 지원서에 지원자의 출신학교나 가족 배경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을 기재하면 오히려 감점 처리된다.
문제는 채용 과정이었다. IBK투자증권 홈페이지는 합격자 발표 날 서버가 다운됐다. 서류합격자 발표 명단에 생년월일과 실명을 기입한 것도 지원자들의 원성을 샀다. 일반적으로 채용결과는 수험번호로 공지하거나 개인적으로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한 지원자는 "증권사 서버가 5000명에 휘청거리면 누가 계좌를 만들겠나"라며 "열린 채용으로 얻은 신선한 이미지는 서버마비와 실명 공개탓에 퇴색됐다"고 말했다.
솔로몬투자증권도 수용인원이 300명 정도 되는 장소에 1500명이 넘는 인원을 참가시켜 원성을 샀다. 한 참가자는 "설명회 중 테스트가 있었는데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거나, 옆에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고 쓰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며 "서류전형에서 설명회 참가자 전원을 통과시켰다면 그만큼 변별력 제고도 고려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물론 '열린 채용'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서툴렀을 수 있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우수한 인재를 뽑으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열린 채용으로 선발한 신입사원들에게 1년간 애널리스트 교육까지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그만큼 채용후 교육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증권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고객이 돈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믿음을 줘야하기 때문이다. 채용 지원자는 잠재고객일 수도 있고 내년 채용 지원자일 수도 있다. 합격자는 물론이거니와 불합격자도 신뢰로 대해야하는 이유다. 서버 관리와 개인정보 안전을 더욱 중요시해야할 금융권에서 이 같은 실수가 되풀이돼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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