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레이스가 끝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오던 김국영(19.안양시청)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한 수 배웠다'는 표정이 섞여 있었다.
김국영은 "제가 한국 기록(10초23)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도 쩔쩔매는 걸 보면 준비해야 할 게 많다는 걸 배웠다. 경험이 중요하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한국의 탄환' 김국영이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참담한 패배를 경험했다. 그에게는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이었다.
22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준결승 레이스에서 3조 1레인에 나선 김국영은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50m를 넘어서면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보인 경쟁자들에게 밀려 10초58로 5위에 머물렀다.
1조에서 10초46을 찍고 5위에 그친 임희남(26.광주광역시청)과 더불어 김국영마저 탈락하면서 한국 육상은 1982년 뉴델리 대회 100m에서 은메달을 딴 장재근 현 대한육상경기연맹 트랙 기술위원장에 이어 28년 만에 메달을 캐겠다던 계획을 접어야했다.
"지난 1월 대표팀이 소집된 뒤 지금까지 계속 달려왔다. 먼저 쉬고 싶다"고 말문을 연 김국영은 "경험부족이 컸다. 쟁쟁한 선수들과 뛰면서 긴장한 나머지 몸에 힘도 들어갔고 어떻게 뛰어야 할지 파악을 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경험을 쌓으려면 많은 레이스를 뛰어 보는 수밖에 없다. 많이 뛰면 안 좋다는 견해도 있지만 여러 선수와 함께 뛰어야 레이스를 치르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며 대구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내년에는 연맹과 협의해 대회 출전 스케줄 등을 조정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올림픽 예선 1회전이라도 통과하고 싶다"던 김국영은 "기대를 많이 하신 팬들에게 죄송하다. 내일부터 400m 계주에 참가하고 많은 준비를 한 만큼 성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00m 레이스를 경험한 임희남은 "기록에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뛰면서 많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 뛸 때 동작, 팔 움직임 등이 4년 전보다 나아졌지만 더 자신 있게 뛰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 "400m 계주에서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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