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운천 전 장관 "한미 FTA 추가협상 '성과', 서둘러 비준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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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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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불시일번 한철골(不是一番 寒徹骨) 쟁득매화 박비향(爭得梅花 撲鼻香). 뼈를 깎는 추위를 견디고 난 뒤에서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현재 한식재단 이사장)이 5일 서울 양재동 한식재단 이사장 집무실에서 본지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내놓은 첫 마디이다.

정 전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수입 관련 촛불 집회 등 힘들었을 과거를 떠올리며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에서 쇠고기분야를 지켜낸 것은 큰 성과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과 미국이 경제적·외교적·군사적 동반자로서 굳건하게 협력하기 위해서는 어렵게 추가협상이 타결된 한미 FTA 협정이 양국 의회에서 반드시 비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장관 취임부터 퇴임까지 뼈를 깎는 추위를 견디고 나서 이제는 삶의 향기, 희망의 향기를 노래할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그는 "농식품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큰 꿈이 있었다. 모든 이들이 좀 더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러려면 좀 더 강해져야만 했다. 그러나 신은 나에게 강한 시련을 주었고 이를 이겨낸 후 비로소 아름다운 향기를 뿜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8월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나는 실직자가 됐다. 그러나 실업자가 된 것은 아니다"며 "장관의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농업을 살리는 내 본연의 일은 계속하고 있어서다"라고 말을 이었다.

정 장관은 "일자리가 수십만 개 줄어들고 실직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면서 "인생길에서 정신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뼈를 깎는 아픔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에 대한 응답은 사람마다 다르다. 분노와 슬픔, 좌절로 끝내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벼랑 끝에서 딛고 일어나 다시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며 "이것은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힘들어 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것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직자는 있어도 실업자는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業)에 열중하다 보면 길이 열리고 직(職)이 열릴 것"이라며 "나의 '업'을 찾아 '할 일'을 하면서 긍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희망과 창조의 밀물시대를 열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광우병 파동 관련 MBC PD 재판결과에 대해 그는 "MBC PD 수첩 보도내용 5가지 가운데 3가지가 허위사실로 판결됐다"면서 "허위과장 왜곡보도로 사회를 극도로 혼란에 빠뜨리는 것까지 언론의 자유라는 울타리 속에 성역으로 남겨 두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재판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법과 원칙이 바로서는 사회 △사실이 사실대로 밝혀지는 사회 △성역이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갖은 시련을 견뎌온 그의 눈빛과 언행은 '농업선진국'을 만들기 위한 준비태세를 갖춘 것처럼 보였다.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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