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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위기 발생건수(출처 WSJ)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라틴아메리카야말로 지난 60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융위기를 겪은 곳이라고 지적하며 유로존 국가들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자메이카의 과거 행보를 보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WSJ는 비록 두 지역이 빈부의 차이는 나지만 비슷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 달러화와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에 크게 좌우 된다는 점이 유로화로 뭉쳐져 유럽중앙은행(ECB)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받는 유로존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갚기 위해 예산을 줄이고 사회보장기금을 줄이는 '정석' 방식은 이 방식이 성공을 거뒀던 브라질 사례에서 볼 수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1998년 갑작스럽게 자금을 회수하자 파산 기로에 섰던 브라질은 2002년 IMF로부터 304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브라질은 IMF가 요구하는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며 그중 일부인 156억달러를 예정보다 2년 정도 빠른 2005년 상환했다.
그러나 WSJ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재정 삭감과 강력한 통화정책이 수반된다는 점을 들어 IMF에 의지하는 방식을 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미 하버드대학 국제개발센터장인 리카르도 하우스만은 라틴아메리카 사례를 볼 때 유로존 국가들이 피하려 애를 쓰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도 '채무부담을 줄이는 측면'에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디폴트를 통해 채무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재정적자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앤드류 파월 미주개발은행 선임연구원은 이를 '친시장적인 디폴트'와 ‘공격적인 디폴트'로 분류했다.
친시장적 디폴트를 적용한 사례로 자메이카 정부는 국채와 지불금에 대한 이율을 낮춰달라고 대부분의 채권단을 설득했고 이로 인해 자메이카의 연간 이자 지불금의 3분의 1이 줄었다.
공격적인 디폴트로 분류된 아르헨티나도 디폴트 선언을 통해 회생했다. 디폴트를 선언하자 채무부담은 3분의 1 줄었으며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WSJ은 무엇보다도 브라질이 1995년 아르헨티나 화폐 가치가 오르기 시작하자 아르헨티나 수출을 늘려준 것을 예로 들며 독일이 브라질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이 내수를 확대하여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를 겪는 국가들로부터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독일은 자금을 빌려주는 것 보다 이같은 방식으로 채무를 줄여주는 것이 유로존에 더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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