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가 비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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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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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강우량 (출처 호주기상청=WSJ)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광산업 호황에 올라타 빠른 경제성장세를 보이던 호주가 복병을 만났다. 20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가 호주의 농업과 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지난 3주간 이어진 비 피해로 인해 최근 5개 주 100곳 이상을 자연재해 구역으로 선포했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11월은 기상 관측 이래 최대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최악의 피해를 입은 지역은 머레이-달링 유역으로 이 유역은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즈(NSW), 빅토리아 세 주에 걸쳐 있다.

이번 홍수는 대표적인 밀 수출국인 호주의 밀 생산에 큰 피해를 가져 왔다. 호주국립은행(NAB)은 전체 밀 생산량 2400만t 가운데 절반을 못쓰게 돼 10억 달러의 손실이 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호주는 내수용 700만t을 뺀 나머지 밀을 대부분 수출하고 있다.

호주의 사탕수수 재배도 비 피해를 입었다. 브라질, 태국에 이어 세계 3위 설탕 생산국인 호주는 이번 홍수로 인해 원당 생산량의 20%가 감소된 것으로 추산했다.

밀과 원당 생산량 감소는 국제 식량 수급에 문제를 일으키면서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 지난 여름 130년만의 폭염으로 러시아 곡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수출중단을 선언하는 바람에 국제 곡물가가 폭등한 바 있다.

극심한 홍수는 퀸즐랜드주 중부의 광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석탄 등 광물의 유통이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고 있다.

홍수 피해로 인해 석탄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가격은 지금도 2008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한 상태다.

오스트레일리아 앤드 뉴질랜드 뱅킹그룹의 경제분석가 줄리 토스는 12월 들어서도 멎지 않고 있는 비 때문에 호주의 경제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우려하며 "비가 분명 다양한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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