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청소년 미혼모 문제와 관련해 인권위가 권고한 △학교 현장 인식과 대응 방식 변화 △실태 파악 및 사회적 편견·낙인 해소 노력 △학습기회 및 학업유지 방안 등의 마련에 대해 교과부 등이 일제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4월 자신의 딸이 재학 중 임신했다는 이유로 자퇴를 강요당했다며 한 어머니가 진정을 내자 이를 불합리한 차별로 판단, 학교장에 대한 엄중 경고와 함께 재입학 등 학업 유지 방안을 시행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사건 조사과정에서 적지 않은 청소년 미혼모들이 임신·출산을 이유로 학교로부터 자퇴, 전·휴학을 강요받거나 징계가 두려워 스스로 학교를 떠나고 있음이 확인돼 그동안 개별 구제와 별도로 청소년 미혼모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정책적 검토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교과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재학 중 학생이 임신할 경우 퇴학 등 징계근거가 되는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토록 일선 학교에 권고했고, △미혼모 보호시설에 교육기능을 부여, 청소년 미혼모가 입소 기간 받은 교육을 정규 교과과정으로 인정토록 했다고 인권위에 알려왔다.
또 교과부 등은 △학생 대상 임신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교사 대상 연수 등을 통해 청소년 미혼모를 징계가 아닌 보호 대상으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성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한부모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미혼모에 대한 편견 예방교육을 실시한데 이어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검정고시 지원과 아동양육·의료비 등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근거법령인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여성부는 △청소년의 임신·재임신을 예방키 위해 ‘10대 임신 예방교육 프로그램’ 매뉴얼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임신 중 적절한 검사를 받지 못한 청소년 미혼모를 위해 내년부터 1인당 120만원(미혼모자시설에 입소한 만 18세 이하 청소년)의 의료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인권위는 “교과부 등의 이번 조치는 청소년 미혼모의 직접적인 학습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학업 단절을 막을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특히 “기존 순결교육 중심의 성교육에서 임신·피임, 예비부모실습 중심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은 청소년 임신·재임신 예방에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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