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수사과 김모 경위를 견책 처분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김 경위는 지난 4일 홍기태 솔본그룹 대표 등 관계자들이 프리챌 사무실 안에 있던 법인 인감증명서와 인감 카드를 훔치고 각종 서류를 복사하는 동안 ‘동행’ 한 채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또 관할 지구대 경찰관과 통화하는 등 사건 무마 의혹까지 더해졌다. 특수절도 혐의를 묵인한 셈이다.
마약범죄자와 장기간 검은 거래를 맺고 어둠속에서 날고 뛴 용산서 마약수사팀 이모 경사는 최근 검찰에 구속됐다. 이 경사의 비리행위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경사가 송파서 마약수사팀에 근무하면서 마약사범 이모씨가 히로뽕을 투약했다는 첩보를 받아 내사하는 과정에서 이씨로부터 300만원을 받고 사건을 깨끗이 덮었다.
이 경사는 또 용산서 근무시절인 지난 6월에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지명수배’ 중인 이씨를 체포하지 않는 대가로 320만원의 뇌물을 챙겼다.
이 경사는 ‘마약소개상’ 도 자임했다. 8월 이씨가 ‘히로뽕을 구해달라’고 부탁하자, 부산의 마약상에게 직접 전화해 “믿을만한 사람이니 앞으로 거래하라”고 소개한 뒤 45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 경사는 지난달 이씨가 동대문서에 체포됐을 때 ‘오줌 바꿔치기’도 시도했다.
물론 모든 경찰이 이렇게 냄새나는 비리에 찌든 건 아니다. 동대문서 마약팀 김모 경장은 ‘오줌바꿔치기’가 시도되던 당시 이를 제지하고 철저히 감시하면서 이씨의 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대 정밀 실험 결과 ‘양성반응’을 받아내 이씨를 구속하는 데 공헌했다.
그러나 ‘돈받고 뒤 봐주는’행태도 경찰의 현주소다. 정신 나간 경찰은 시민의 보호자나 벗이 될 수 없다. 관할 서장을 직무정지시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경찰내 ‘내부감찰’ 기능을 강화하는 자정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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