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 대형 대부업체들은 내년부터 중개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대출 등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금리를 33.9%까지 인하할 예정이다. 또 웰컴크레디트라인과 바로크레디트도 최고금리를 39%로 내린다고 밝혔다.
이번 인하 조치는 현행 44%인 최고금리를 이자제한법상 상한인 30%로 내리는 법안이 잇따라 국회에 제출돼 선제 대응적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중소형 대부업체들 사이에서 더 이상의 인하는 역마진 가능성 뿐 아니라 줄도산 위험을 키울 우려가 커 섣불리 동참하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자산규모 10대 업체의 최근기결산서(2009년 9월~2010년 6월)를 분석한 결과 평균대출원가금리가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법정상한금리가 연 39%로 내려가면 이 중 7개사가 적자로 전환하며, 연 30%로 낮아질 경우 9개사가 적자를 면키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협회 관계자는 “법정 상한금리 인하에 따른 충격여파는 대형업체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하물며 인하여력이 더이상 없는 중소형 업체의 도산 가능성이 높아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 대부업체들 사이에서도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를 제외하고 최고금리를 현행 44%에서 30%대로 내려 이를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체 간 순이익 편차가 10배 이상 나기 때문이다.
최근기결산서에 따르면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와 2위 산와머니의 순익은 각각 1194억원과 1315억원으로, 3위인 웰컴크레디트라인(105억원)과 4위 리드코프(139억원) 등과 비교해도 10배 가량 차이가 나고 있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업계 3위부터 하위 20개가 넘는 업체들의 순익을 다 합쳐도 1,2위 업체의 순익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금리를 10%포인트 낮추기란 불가능한 일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어느 업권이든 금리를 한꺼번에 많이 내릴 경우 타격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며 금리인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번 인하 계획을 세운 대형 대부업체들은 당장 5~6일 뒤부터 인하된 금리를 적용해야하지만 조달비용 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어 적자도 감수해야 할 상황”이라며 “대신 업계에서 자율적인 금리인하 모습을 보여줘 금융당국에 자금조달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하는데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