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는 생명줄이다.②] 청년층도 놀고, 노년층도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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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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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사지로 내몰리는 노동자들
 2.‘미래’ 청년, ‘관록’ 노인 실업에 운다
 3.일자리창출, 민간.공공부문 모두 ‘낙제점’
 4.정부ㆍ여당 일자리TF 세워라
 
 (아주경제 송정훈ㆍ강정숙ㆍ김현철 기자) “대학 휴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어차피 졸업해도 취업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서울소재대학 중국어과 졸업생 A씨(26.여)
 “국가에선 미혼인 딸 월급으로 3인 가족이 살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어처구니가 없다”(비정규직 B씨(56세.남)
 
 한국사회에서 청년층과 노년층 양대 연령층이 심각한 취업난으로 시름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미래인 청년들 100만명 이상이 학원을 다니며 일자리를 찾고 있거나 구직을 포기한 실업자다. 65세 이상 노인가구는 전국 가구의 비해 반토막난 소득을 갖고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청년실업률은(15세-29세)는 8.5%로 전체 실업률(3.8%)의 두배를 훌쩍 넘었다. 비구직 청년 무업자가 103만2000명에 달하는 것이다. 청년실업률은 2008년까지만 해도 7%대를 유지하다 2009년 8%대로 올라선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미래성장동력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노년층의 경우 55-79세 고령자 중 60.1%는 앞으로도 일하기를 희망했지만, 55-64세 연령대의 실제 고용률은 60.4%, 65세 이상 고용률은 29.7%에 불과했다. 관록의 노년층이 조기 은퇴에 내몰리는 현실이다.
 
 치솟는 등록금은 대학교를 휴학하게 만들고 과도한 아르바이트로 공부를 멀리하게 했다. 그만큼 취업시기를 늦추게 하고 있다. 서울지역 중위권 대학 간호학과를 다니는 C씨(22.여)는 “여동생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휴학을 결심했다. 남들은 스펙이다 뭐다 하며 학원을 다닐때 나는 학비와 용돈을 벌기위해 휴학해 커피숍, 마트 등 아르바이트를 했다”며 “취업난에 경쟁력을 더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지방소재 대학 행정학과를 나와 3년째 임용고시를 준비중인 K씨(30.남)는 “대학시절 일부 장학금을 받거나 그렇지 못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텼다”며 “아르바이트를 하면 할수록 장학금의 꿈은 더 멀어졌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청년인턴제를 대대적으로 시행했다. 그러나 취업과는 무관했다.
 
 지방소재 대학 국문과를 졸업한 D씨(30.여)씨는 산업관리공단을 통해 국비로 지원되는 한국어 교사 양성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외교통상부 산하의 모 공공기관에서 인턴을 하면서 동시에 한국어 교육 봉사도 했다.
 
 그는 “6개월간의 인턴기간 중 실무업무를 배운 내용은 거의 전무하고 다른 곳에서 할 수 있는 한국어 교육만 했다”며 “대부분 기업들이 서류전형에서 졸업과 동시에 취업전까지의 경력을 중요시하는 추세여서 울며겨자먹기로 인턴제에 목을 맨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인턴 8개월 후 ‘백수’로 전락한 E씨(26.여)도 “우리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바로 ‘인턴’이다. 그 중에서도 ‘청년인턴’은 더 싫다”고 했다. 그는 대학원 진학을 고민중인데 그러면 자신이 ‘고학력 백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도 정규직이 보장되지 않는 인턴제에 매달리느니 차라리 능력을 더 쌓겠다고 말했다.
 
 1955년-1963년 사이에 태어난 700만의 베이비붐 세대. 이들은 월평균 386만원을 벌지만, 노후를 위해 저축하거나 투자하고 있는 돈은 고작 17만2000원에 불과하다. 은퇴 후 노후안전망이 없는 이들에게 실직은 악몽이다.
 
 버스회사를 다니다 조기퇴직 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H씨(56.남)는 “눈이 안좋아져 운전을 그만둔 뒤 가게를 운영하다 폐업했다. 그후 구청에서 저소득층을 위해 알선해주는 공공근로를 했는데 3개월밖에 못했다”며 “딸이 취업을 하자 생활보조금이 끊겨 소일거리라도 하지 않으면 3인 가족이 살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기업에서 조기 퇴직한 P씨(51.남)는 “보통 자식이 있고 자식이 수입이 있으면 국가의 지원 못 받는다”며 “일본어를 좀 했고 평소 가이드 직업에 관심이 있어 관광가이드자격증을 따려고 했으나 따봤자 오랜 경력자 아니면 일자리 구하기 힘들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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