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안방극장은 오디션이 대세고 트렌드다.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다. 그 인기와 관심의 배경 가운데 가장 큰 요소는 ‘꿈’이다. 누구나 꿈꾸고 또 막연한 상상만으로 그려온 미래에 대한 기회 취득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서 분명한 순기능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대형기획사 위주의 신인 발굴 시스템을 무너트린 공로는 마땅히 칭찬 받을 만하다.
다시 말하면 상품성이 우선인 신인 육성 구조가 점차 실력 위주의 준비된 인재 발굴로 흐른 점이다. 연예인, 특히 가수를 꿈꾸는 스타 지망생들에겐 그만큼 취업의 장이 넓어졌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하지만 역기능도 존재한다. 오디션 기획은 조금만 살펴보면 양날의 칼이다.
방송사란 공익적 보도를 우선으로 하는 언론사다. 그와 동시에 시청률에 따라 움직이는 이익집단이다. 여러 사람들의 꿈과 열정을 콘텐츠 상품으로 이용, 자신들의 배불리기 도구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자 가운데 실력과 가능성이 아닌 상품과 흥행성을 염두한 이른바 ‘짜고 치기’ 루머까지 나오는 이유도 수긍이 된다.
지난해 방송된 한 케이블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무려 130만명의 지원자가 몰렸다고 한다. 국민 30명 당 1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셈이다. 일부는 벼락 스타를 꿈꾸며 무작정 문을 두드렸을 것이다. 실제 그런 사례가 해당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오디션 광풍. 꿈과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꿈과 노력이란 단어의 뜻을 희석시키는 촉매제의 역할만 커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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