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한 물가 잡기 대외내적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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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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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재價 급반등..물가 상승압력 커져<br/>옥수수.구리.니켈 日대지진 이전보다 높아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원·달러 평균환율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의 최대 과제로 지목한 물가안정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사실 국내 성장의 80% 이상을 차지해온 수출만 놓고 본다면 고환율이 유지되는 게 그다지 나쁜 상황은 아니다. 대지진과 같은 외부충격으로 적정수준 이상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구조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고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시장개입에 나서는 데 외부의 비난도 피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환율 급등 문제는 물가에 회복하기 힘든 고통으로 다가온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정부 역시 일본 대지진에 따른 작금의 환율 급등 상황이 가져올 수입물가 불안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국내 외환시장의 큰 문제점 중 하나로 원화가치의 변동성을 꼽고 있다. 일본 대지진이나 국제적인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중동사태 등 세계적인 쇼크 때마다 전개돼온 원화가치 급변을 줄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日 대지진 전보다 평균환율 19.20원 급등

20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사태 발생 전인 지난 11일 원·달러 평균환율은 1118.40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6거래일 동안 무려 19.20원이나 급등했다. 해당 기간에 원·달러 평균환율 증가율이 1.77%를 기록한 셈이다.

같은 기간 중동산 두바이 현물유 가격은 지난 11일 배럴당 108.30 달러에서 18일 현재 110.11 달러로 1.81 달러(1.67%) 오르는 데 그쳤다. 원·달러 평균환율 증가율보다도 0.10%포인트 낮았다.

그러잖아도 지난 1월과 2월 소비자물가는 4%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2월 소비자물가는 2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4.5%까지 치솟아 이미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를 크게 웃돌았다. 중동사태의 여파로 석유류가 12% 이상 오르면서 정부 역시 1·4분기까지는 이같은 물가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유가불안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환율 급등은 이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국제유가보다 4배나 높다고 분석한다.

세계 경제회복에 따라 일본 대지진 발생 전이었던 지난달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9%나 올라 2009년 8월(1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달과 비교해도 3.1%나 올랐다.

2월 원·달러 환율이 3.4%나 절상됐는데도 수입물가 상승폭을 줄이지는 못했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12월(12.7%)과 올해 1월(14.1%)에 이어 지난달에도 석달째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와 한은에 더욱 고민스러운 것은 세계적인 쇼크 때 원화변동성이 아시아 신흥개도국보다 더 크다는 데 있다.

서영경 한은 국제연구팀장은 "환율변동성은 기업의 수출, 투자위축과 물가상승 압력의 증대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환율변동성에 대한 대응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도 급등 물가상승 압력

일본 대지진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급락했던 원자재 가격도 빠르게 반등, 물가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국제 원자재가격 지수인 CRB지수는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351.88에서 15일에는 338.14까지 내려섰으나 16일에 338.17로 반등한 후 17일 348.67, 18일 351.15 등으로 사흘째 급상승했다.

CRB지수는 지난해 6월 4일 294.08을 저점으로 상승세를 지속해 지난해 말(332.8)까지 13.2% 올랐으며, 올해 들어 18일까지의 상승률도 5.5%에 달했다.
곡물과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일본 대지진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고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내림세를 보였다가, 지난주 중반 이후 원전사태의 악화에도 불구, 강한 반등을 이어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선물가격(근월물)은 10일 부셸당 683 센트에서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11일 664 센트로 내렸고, 16일에는 616 센트까지 급락했으나, 17일 647 센트, 18일 685 센트 등으로 상승했다.

옥수수 선물가격은 대지진 발생 직전보다 0.3% 올랐고, 지난해 말보다는 8.9% 급등했다.
밀 선물가격도 10일 부셸당 740 센트에서 16일에는 662 센트까지 하락했으나, 17일 710 센트, 18일 723 센트 등으로 빠른 오름세를 보였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원당 선물가격도 10일 파운드당 28.7 센트에서 15일에는 25.7 센트로 내렸다가, 16일부터 사흘 연속 올라 18일에는 27.7 센트로 마감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구리 선물가격(3개월물)의 동향도 이와 비슷하다. 10일 t당 9191 달러에서 15일 9118달러로 내린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고, 18일 9510 달러에 마감해 일본 대지진 직전인 10일에 비해 3.5% 높아졌다.

니켈 역시 10일 t당 2만6050 달러에서 일본 대지진 여파로 15일 2만4705 달러까지 하락했다가, 18일 2만6750 달러까지 올라 10일과 견줘보면 2.7% 상승했다.
알루미늄과 주석 역시 이런 흐름을 보이면서 18일 종가는 10일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연탄 가격은 일본 석탄화력발전소 5기가 고장이 나 수요가 감소하면서 호주산 석탄이 t당 130 달러에서 17일에는 125 달러로 5 달러 하락했으나, 유럽에서는 독일이 원전 점검차 7기를 정지시키면서 수요가 늘어 같은 기간 현물가격이 t당 123 달러에서 127 달러로 상승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주 초반의 곡물가격 급락은 일본 항만 사정으로 생산지의 재고가 늘어나는 일시적인 병목현상과 급등세의 조정 때문"이라며 "일본의 곡물수요 증가와 고유가 상황 등에 따라 장기적으로 상승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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