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태로 귀해진 日 분유…홍콩, 소비량 제한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발 방사능 누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제조된 일본 분유를 사재기하려는 손님이 부쩍 늘고 있다. 이같이 분유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가게는 개인당 분유 매입 가능 개수를 제한하는 조치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 프린스에드워드 지역의 한 일본 제품가게 앞에 수백명이 분유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그려졌다.

이 가게는 폭발적으로 분유 수요가 늘자 개인당 분유 매입 가능 개수를 8캔들이 한 박스로 제한하는 조치를 마련했다. 유아동 유동식 수입업체인 애너폴리인터내셔널 또한 소비량을 한정했다.

홍콩에서는 일본 지진 및 원전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일본 분유는 뇌 발달과 눈에 좋다는 인식 덕분에 인기가 높은 편이었다.

타미 룽 애너폴리 인터내셔널 이사는 “고객들은 일본 분유가 뇌 발달에 도움을 줘 자녀들을 영리하게 한다고 말한다”며 “고객들이 한꺼번에 10 박스나 사고 싶어하지만 우리는 2 박스로 소비를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급업체에서는 "일본 분유가 자녀들의 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라이 텅 쿽 홍콩 보안당국 차관은 “일본 수입 식품이 전체 시장에서 3%만 차지하는 반면 일본에서 수입해온 유아용 유동식 제품의 점유율은 2008년 8%에서 최근 15%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홍콩소비자위원회는 방사능 누출에 대해 우려하는 부모들에 의한 사재기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으며 판매자들은 고의적으로 공급을 제한하거나 분유가격을 올리는 등 상황을 부당하게 이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그러나 부모들은 회사에도 늦게 출근 하는 등 공급 부족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가게들은 1인당 소비량을 제한하고 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홍콩의 에드먼드 찬씨는 “특별히 방사능에 대해 걱정하고 있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사재기를 해 분유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사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유를 사기 위해 새벽 6시부터 가게 앞에서 줄을 섰다.

룽 이사는 “소비자들이 분유를 사기위해 1283달러(약 142만원) 정도의 큰 계약금을 걸고 있지만 일본 공급업체들이 물류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수급 차질 우려에 고객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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