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이야? 미술관이야'..코리아나미술관 '피처링 시네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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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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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운드 푸티지 비디오 아트 10점 7일부터 상영

피처링 시네마전을 기획한 코리아니미술관 배명지 큐레이터가 작품설명을 하고 있다. 뒤에보이는 색면작품은 노재운의 영상작품이다. 클릭하면 영화가 나타난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영화광' 작가들이 만든 비디오아트는 어떻게 다를까.

코리아나 미술관이 새봄 첫 기획전으로 마련, 7일부터 여는 '피처링 시네마'전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이미지를 차용해 편집한 작품은 새로운 차원의 리얼리티와 의미를 창조해 친숙과 낯섬의 세계로 인도한다.

국내외 9명 작가들의 10점의 영상작품들은 인용과 조합과 재배열을 통해 비디오아트와 실험영화를 넘나든다.

전시장은 마치 영화장 같다. 수많은 영화의 장면,장면을 모아서 만든 작품들은 원래 영화의 내용을 벗어나 새로운 의미로 창출됐다.

이 전시를 기획한 배명지 큐레이터는 "감독과 에디터로서의 이중 역할을 수행하는 영상 작가들의 파운드 푸티지 영상을 통해 영화 이미지의 반복재생이 어떻게 영화의 일루전을 해체하고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이 작품들을 통해 영화와 미디어가 우리의 인식과 지각을 어떻게 조정하고 개입할 수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했다.

파운드 푸티지. '발견된 화면'이라는 뜻의 이번 영상작품들은 작가나 감독이 실제로 촬영하지 않고 누군가가 찍어놓은 영상이나 필름을 인용하여 편집하는 기법이다.

확장된 시네마의 역할을 수행하는 이번 전시는 극장처럼 각 작품마다 의자를 마련했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노재운의 작품은 관람객이 클릭하면 영화가 나온다.

색면의 화면이 추상화처럼 전시된 이 작품은 49개 색화면에 필름 느와르 영화 49컷이 담겼다. 

꼴라주된 영상들은 메트로폴리스 속 인물들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들과 삶과 죽의 경계에 서 있는 불안한 인간들, 욕망에 사로잡힌 분열되고 우울한 인물 군상들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영화광인 작가는 자신이 웹상에서 운영하는 '비말라키넷'을 극장으로 지칭하며 틀릭을 통해 영화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탄생시켰다. 클릭해야 소통하는 인터렉티브 방식이다.

브루스 코너, 기원전 2000년:브루스 코너 이야기

본격적인 파운드 푸티지 필름의 원조이자 대부라고 할수 있는 '브루스 코너'의 작품도 선보인다.

화면은 여성의 누드가 춤추는 섹시한 장면이 이어진다. 이 작품은 1961년작 '코스믹 레이'로 나체로 춤추는 여인을 미키 마우스 만화영화 전쟁기록필름, 광고 서부영화등에서 무작위적으로 추출한 영상이미지와 결합하고 이를 레이 찰스의 노래 what's i say에 맞춰서 상영한 것이다.

비트있는 음악과 과격한 영상편집으로 지각의 교란, 낯섦의 효과를 보여주며 파운드 푸티지 영상이 가지는 파괴와 조합의 미학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밖에도 2010년 제 28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상영작이었던 독일작가 크리스토프 지라르데와 마티아스 뮐러의 '메이비 시암', 2006년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 최우수 단편 영화상을 받은 '크리스털'도 상영한다.

피에르 위그의 제 3의 기억. 개탄은 날의 오후 영상과 실제 은행강도 사건이 재연된 영상작업이다.

사실 허구 기억의 경계를 제시하는 '영화의 재구성' 작품도 선보인다.
 
1972년 브루클린에서 존 요토비치에 의해 감행된 은행강도 사건을 약 30년후 실제 인물을 통해 재상연 하도록한 영상 작품 피에르 위그의 '제 3의 기억'은 '개같은 날의 오후'에서 따온 영상과 당시 범행장면을 재상연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구겐하임 미술관의 휴고 보스상을 비롯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2001)등을 수상했다.

이번 피처링 시네마 전은 현대미술이 영화라는 인접예술장르와의 융합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내는지 살펴볼수 있는 기회다.

김서영(광운대 교수) 정신분석학자는 "작품들이 모아놓은 이미지의 조각들은 마음의 길을 따라 움직이며 현실과 가상, 타자와 주체,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치유적인 전시"라며 "하나의 단순한 이야기가 수백가지로 변주되어 끝없이 반복되고 누구도 요약할 수 없는 새로운 이야기로 진화하는 너무나 친숙하면서도 동시에 기괴하리만큼 낯선 변화무쌍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 관람료 일반 3000원, 학생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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