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700원 삼각김밥 실종?.. "도시락 뜨겠네"

(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아침 등교길에 식사 대용으로 편의점 삼각김밥을 구매하는 경희대생 김윤희(22)양은 계산을 하다 깜짝 놀랐다. 구매하면 음료를 100원에 준다는 삼각김밥을 집어 계산했더니, 삼각김밥이 900원짜리라는 것이다. 김 양은 “항상 삼각김밥은 하나에 700원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900원짜리가 있는 것을 보니 물가가 오르긴 올랐나보다” 하고 하소연했다.

삼각김밥이 만년 700원이라는 생각은 버려야할 것 같다. 편의점들이 가격을 100~200원씩 올린 ‘프리미엄’ 삼각김밥을 속속 내놓으면서 아침 식사로 삼각김밥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더욱 가벼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간편식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던 ‘효자 상품’ 삼각김밥 매출은 줄어들고, 점차 다른 종류의 저렴한 간편식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등에서 700원짜리 삼각김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약 10년간 유지해왔던 700원이라는 가격이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과감히 깨지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GS25는 최근 800원짜리 삼각김밥을 11가지로 대폭 늘렸다. 그램수를 소폭 늘리고 리뉴얼해 800원에 판매하면서, 700원짜리 삼각김밥 종류는 3가지로 줄어들었다. 

훼미리마트의 삼각김밥도 800원짜리 상품 종류가 11개로 늘면서 700원짜리(12개)를 위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700원 삼각김밥을 여전히 주 상품군으로 판매 중이지만, 최근 철판볶음과 불고기카레 등 일부 900원짜리 ‘프리미엄’ 삼각김밥도 내놓은 상태다.

기존에 쌀로 만든 간편식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해 왔던 삼각김밥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향후 지속적으로 삼각김밥을 찾게 될지는 미지수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삼각김밥의 적정가격은 여전히 700원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 몰래’ 올린 것이냐는 비난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인 박근호(33)씨는 “간편히 먹을 수 있고, 저렴하기도 해 삼각김밥을 아침 식사로 해결하고 있다”며 “그런데 요즘은 가격이 올라 삼각김밥 2개를 먹느니 같은 값이면 도시락을 사 먹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각김밥의 가격이 오를 경우 그 대체 상품으로는 도시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체기를 겪고 있는 삼각김밥에 비해 도시락 판매량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

훼미리마트는 삼각김밥과 도시락 매출 비중이 3대2로, 도시락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도 삼각김밥이 간편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도시락 비중은 26%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도시락은 1800원부터 3000원까지 저렴한 가격대와 다양한 종류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각 편의점들도 간편식에서 도시락 비중을 높여가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도 오르고 해서 삼각김밥 가격을 불가피하게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1~2년 내에 도시락 판매량이 삼각김밥 판매량을 앞지를지도 모르겠다”고 내다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도 가격을 꾸준히 유지할지는 모르는 일이다”면서도 “삼각김밥이 100원 오른다고 해서 수요가 크게 줄지는 않겠지만 대체상품으로 도시락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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