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복수노조 전국 설명회에 참석한 2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5.2%는 “복수노조 시행 후 노조의 투쟁성이 강화돼 노사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합원 이익을 대변하는 온건실리 노선이 정착될 것’이란 답변은 24.8%에 그쳤다.
복수노조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에 비해 준비정도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복수노조 시대에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61.6%의 기업이 ‘준비가 미흡’(52.4%)하거나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9.2%)고 답했다. ‘준비돼 있다’는 응답은 38.4%로 집계됐다.
복수노조 허용 후 새로운 노조가 결성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응답기업 4곳 중 1곳(24.9%)이 ‘신설될 가능성이 높다’(‘매우 높다’ 4.7%, ‘높다’ 20.2%)고 점쳤고, ‘낮다’고 예상한 기업은 75.1%(‘낮다’ 58.8%, ‘매우 낮다’ 16.3%)였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31.1%)이 중견기업(21.6%)과 중소기업(21.5%)보다 신규노조 설립가능성을 높게 예상했으며, 노조 유무에 따라서는 현재 노조가 있는 기업(29.2%)이 없는 기업(8.0%)보다 더 높게 예상했다.
신규 노조가 설립될 경우 그 형태에 대해서는 ‘기존 노조와 직종·직무(생산직·사무직 등)가 다른 유형’이란 응답이 55.4%로 가장 많았고, ‘상급단체(한국노총·민주노총 등)가 다른 유형’이란 응답이 52.3%로 뒤를 이었다. ‘조직형태(기업별·산업별 등)가 다른 유형’이란 응답은 36.9%, ‘고용형태(정규직·비정규직 등)가 다른 유형’이란 응답은 29.3%로 나타났다.
복수노조 시행의 우려사항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이 ‘단체교섭 혼란과 교섭비용 증가’(44.2%)와 ‘조직확대를 둘러싼 노조간 갈등’(41.2%)을 꼽은 가운데, ‘직원간 분열 및 조직화합 저해’(34.1%), ‘노조간 경쟁으로 단체협약 요구수준 상승’(28.8%), ‘노사협의회 등 각종 노사협의체 운영혼란’(18.1) 등이 뒤를 이었다.
복수노조제도가 정착되기까지는 ‘3년’이 소요될 것이란 응답(50.2%)이 가장 많았고, ‘2년’(24.9%)을 꼽은 기업도 상당수였다. 이어 ‘5년 이상’(13.3%), ‘4년’(8.0%), ‘’1년‘(3.6%)이 뒤를 이어 복수노조제도가 안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교섭창구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는 응답기업의 절반 가량(47.3%)이 과반수 이상의 노조가 교섭대표권을 갖는 ‘과반수 노조로 단일화’를 점쳤고, ‘노조간 자율적 창구단일화’(36.4%)가 뒤를 이었다.
최근 노동계의 ‘노동조합법 재개정’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기업의 대부분이 ‘바람직하지 못하다’(84.3%)는 응답을 내놓았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국내에서 처음 시행되는 복수노조제도를 앞두고 노사관계가 불안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업들이 많다”면서 “복수노조 허용으로 인한 혼한을 줄이려면 정부가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철저히 준수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현재의 노동조합법은 노사정 합의를 기초로 개정된 만큼 노동계는 노조법 재개정 요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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