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르노삼성차 평택지점에서 뉴SM5를 구매한 김모씨(40)는 최근 자신의 차량 생산연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는 본인 소유의 뉴SM5가 올해 생산된 차량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 생산된 시기는 지난해 12월이었다. 김씨는 중고차 가격까지 고려, 뉴SM5를 구매했기 때문에 판매직원에게 생산연도를 수차례 확인했다. 때문에 그의 황당함은 더했다.
김씨는 “차를 구매해서 이용하다가 시간이 흐르면 중고차시장에 매매할 경우를 대비해서 올해 생산된 차량을 구매하기 원했다. 판매직원도 이 점을 잘 알고 올해 생산된 차량이라고 몇 번이라고 말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를 더욱 당황케 했던 것은 르노삼성차의 태도였다. 김씨는 평택지점과 르노삼성차의 고객센터인 엔젤센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답변은 “큰 문제가 없다”식의 반응이었다.
즉 자동차 연식은 생산연도가 아니라 등록된 해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김씨가 자신이 구매한 차량을 중고차시장에 되판다고 해도 불이익이 없다는 게 르노삼성차 측의 설명이다.
차량 생산연도를 속인 것에 대한 솔직한 사과를 원했던 김씨는 르노삼성차의 이같은 태도에 매우 큰 실망을 느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9년 연속 고객 만족도 1위를 자랑하는 르노삼성차의 명성이 무색하게 느껴졌다”며 “오히려 무엇을 요구하는 지 말해보라며 자신을 ‘블랙컨슈머’(악성소비자) 취급을 했다”고 격분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차산업 특성상 생산이 먼저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차량의 생산연도가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일선 대리점에서는 고객에게 주요 부품의 생산시기를 알려주고 할인혜택을 준다. A사 판매직원은 “이같은 고객들의 항의가 종종 있다”며 “차량은 본사에서 정해서 출고한다. 이로 인해 차량이 생산된 시기와 고객이 구매한 시기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그에 따른 할인혜택을 고객에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판매직원이 실적을 올리는 한편 지난해 생산된 차량의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소비자를 속이는 무리수를 둔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계약 당시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과 양해를 구해야 했다”며 “사후 처리과정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월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본부 내 ‘RSM(르노삼성자동차)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업계 최고의 영업·서비스 전문가 양성에 나서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