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덕형의 세상 뒤집어보기] 재미있는 항공이야기

  • 너의 책임을 너의 재산으로 충당하라!

세계적으로 매년 새로운 저가항공사들의 생겨나면서 항공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유럽의 아일랜드에 있는 '라이언에어'는 매년 10%씩 성장한다. 이유는 바로 책임경영제에 있다.

라이언에어와 경쟁하고 있는 저가항공사는 모두 180여개에 달한다. 라이언에어는 1980년 초에 설립됐으며, 250대의 여객기로 연간 7350만명을 수송하고 있다.

아일랜드를 기반으로 한 유럽지역 단일 항공사로서는 최고의 항공사이며, 마이클 오라리오 회장이 직접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한다.

특히 오라리오 회장은 항공요금 인하를 위해 기내의 스낵류 및 음료수, 그리고 수화물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유료화해서 저가항공사의 표준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라이언에어는 다른 항공사와 경쟁하기 위해 최소 6 유로(약 7500원)에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초저가 입석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마이클 오라리오 회장은 최근 영국 ITV에 출연해 자사 비행기 189대의 뒷자석 10줄을 떼어내고 대신 15줄짜리 입석 구간을 조성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석은 비스듬하게 세워진 패드에 엉덩이를 기대고 설 수 있는 디자인으로 안전벨트는 어깨와 가슴을 가로질러 채워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비행기 뒤편에 있던 화장실 2개가 없어진다.

항공사 측은 이로 인해 50명의 승객이 추가로 탑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이언에어는 심지어 기내 화장실의 유료화를 추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라이언에어의 오라리오 회장에게는 독특한 경영철학이 있다. 라이언에어는 마케팅과 영업부문의 팀장과 임원에게는 항상 높은 연봉을 준다. 그들은 회사에서 CIP(회사 내 VIP)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회사의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영업과 마케팅 부서를 거쳐야 하며 CIP를 거쳐야 한다. 라이엔에어의 CIP제도는 유명하다. CIP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하나다.

임원에게 "너의 돈이 손실이 난다고 한다면 너는 과연 회사 경영을 남의 돈 쓰듯이 하겠는가?"라고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다.

국내에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가항공사의 경영진은 화사를 운영하다 적자가 나면 물러나면 그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국제유가는 무섭게 상승하고 생필품과 일반물가조차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항공요금은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

국내 항공사들도 라인언에어의 CIP제도를 도입해 운영을 한다면 과연 견뎌낼 경영진이 있을지 모르겠다. 회사의 경영을 마치 자기 것처럼 운영한다면 적자를 보는 일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라리오 회장이 유럽에서 30년 넘게 저가항공사 시장 1위 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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