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우리 기자)중국 지방정부의 잇단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체 임금 수준이 높아지자 중국에 염가 상품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중문판은 11일 대형 외주기업인 리펑(Li & Fung Ltd.)의 펑궈룬(馮國倫) 사장의 말을 인용, “중국의 넘치는 노동력 덕분에 염가의 제품을 생산,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 왔으나 더이상은 이같은 이익을 볼 수 없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펑 사장은 “최근 중국 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향후 5년 간 80%정도 더 인상될 것”이라며 “30년간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스턴자문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애널리스트도 “그간 미국 기업들이 중국 등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며 생산 코스트를 20~30% 절감해왔으나 수년 내 생산비 절감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컬럼비아대학교 지구연구소 소장 또한 "중국이 고인플레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은 정확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역에서 불고 있는 임금 상승 바람에 대해 리펑 등 시장 관계자들은 ‘팍스콘 효과’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팍스콘 중국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량에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팍스콘은 근로자 대우 개선을 위해 임금을 30% 이상 인상했다. 이후 혼다 등 다국적 기업의 중국 직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중국정부도 이때부터 노동분쟁을 줄이고 소비 촉진으로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위해 최저임금 인상안 등을 마련하며 근로자의 주장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아제한정책으로 인구, 특히 노동가능한 인구가 감소한 것도 임금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도이체뱅크(Deutsche Bank) 수석경제학자는 “2007년부터 15세~34세의 노동가능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며 “날로 늘어나는 노인인구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더 많은 대가를 지불을 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임금상승이 해외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모건스탠리 중국 애널리스트는 “올해 미국 내 수입 상품 가격은 7% 정도 올랐으나 이는 전체 인플레이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미국인들의 임금이 수년 째 정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실제 구매력은 전과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리펑사와 보스턴자문그룹은 중국의 저임금 매릿이 약화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임금이 싼 제3국으로 공장 이전하는 것이 무조건 대안이 될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제3국 임금이 중국보다 빠르게 오르는데 비해 중국은 여전히 방대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고 무엇보다 정부차원에서 '원자재 가격 억제와 기업 비용 부담완화'에 애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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