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난국죽 최고봉들 한자리..간송미술관 사군자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5-11 08: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15일부터 열리는 '사군자대전'에 출품된 탄은 이정의 '풍죽'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매·난·국·죽, 조선시대 사군자(四君子)전이 열린다.

매년 봄 가을 두차례 소장품을 공개하는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80번째 전시로 '사군자'전을 15일부터 연다.

탄은 이정, 추사 김정희, 석파 이하응, 어몽룡 등 당대 매·난·국·죽 최고봉들의 100여점을 선보인다.

1976년 가을의 ‘사군자전’과 2005년 가을 ‘난죽대전’ 이후 사군자 전시로는 최대 규모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어느 분야든 총정리하는 성격의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미술관이 소장한 사군자 작품 중 각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골랐다”고 소개했다.

서예뿐만 아니라 금석학 시문학 경학 불교에 두루 능했던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난 작품 3점을 비롯해 추사의 제자들이 그린 사군자 작품들이 대거 나왔다. 스승과 제자의 작품을 비교하며 볼 수 있다.

추사의 난초와 매화 그림은 글씨를 쓰듯 그려나간 그림이다. 그의 학문과 예술이 일치하는 이상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추사의 영향은 흥선대원군인 석파 이하응(1820~1898)과 운미 민영익(1860~1914)으로 이어진다. 운미 난죽법(蘭竹法)을 창안한 민영익까지 20세기 사군자 그림도 만나볼수 있다.

도화서(圖畵署) 화원이었던 단원 김홍도(1745~?)의 ‘백매(白梅)’는 문인화 못지않게 기품이 흘러 넘친다. 다른 작가들의 그림보다 회화성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정조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단원은 자신도 문사 못지않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최완수 실장의 설명이다.

조선 500년 통틀어 최고의 묵죽화가로 평가받는 탄은 이정(1554~1626)의 작품은 5점이 소개된다. 이정의 ‘풍죽(風竹)’을 두고 백인산 상임연구위원은 “역대 제일의 묵죽화가가 그려낸 최고의 수작이니 우리나라 최고의 묵죽화라 해도 지나친 찬사가 아닐 것”이라고 극찬했다.

묵죽의 일인자가 탄은이었다면 묵매에는 어몽룡(1566~1617)이 최고로 꼽힌다. 이번 전시에서는 어몽룡의 묵매화도 한 점 볼 수 있다.

매ㆍ난ㆍ국ㆍ죽 모두에 능했던 현재 심사정(1707~1769)의 그림 중에서는 국화 그림이 특히 눈에 띈다. 국화 그림 중에는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 출품작 중에는 대나무 그림이 가장 많고 이어 매화, 난초, 국화 순이다. 국화는 가장 늦게 사군자로 인식된 탓에 임진왜란 이전에는 국화 그림이 거의 그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 “각종 위난(危難) 속에서도 절개를 지키는 사람을 ‘군자(君子)’라 이르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곧은 생명력을 보여주는 식물을 이들에 빗대 ‘사군자’라 한다"며 "이번 사군자 회화를 통해 시대적인 상황을 읽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전시는 29일까지. 관람료 없음. (02)762-0442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