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토해양부가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를 발표했지만 주택 건설업계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입지가 좋은 보금자리주택이 지방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는 민간 분양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5차 지구인 서울 고덕·강일3·4지구와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는 앞으로 약 2만1900가구가 공급된다. 이중 주변 시세의 80~85% 정도로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1만5500가구다.
여기에 3~5차에 걸쳐 3차례로 나눠 분양하기로 했던 광명·시흥지구의 5차 물량을 감안하면, 5차 지구 물량은 약 3만6000여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에 쌓여 있는 미분양 아파트 2만7000여가구보다 많은 물량이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중 서울에 위치한 3곳은 모두 한강변에 있고 교통망도 우수해 강남권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라며 “이런 곳에 저렴한 공공 주택이 대규모로 들어서면, 분양가격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는 민간 주택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변 지역의 기존 주택 매매 시장과 전월세 시장도 불안해질 전망이다. 입지가 우수하고 저렴하기까지 한 보금자리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전월세 수요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건설사들이 보금자리주택 청약 일정을 피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앞당기거나 미루면서 공급 물량이 일시에 늘거나 줄어드는 왜곡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5차 지구 주변의 재개발.재건축 분양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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