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휘청'…3차 양적완화론 고개

  • 지표 충격…성장세 둔화 완연<br/>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 기대감↑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 추이(%/출처:WSJ)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경제가 휘청이면서 추가 부양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로이터는 1일(현지시간) 최근까지 '그림의 떡'처럼 여겨졌던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3)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이번주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는 6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2)을 예정대로 이달 말 종료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연말께 기준금리 인상 등을 통해 본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기지표가 잇따라 악화되면서 미국 경제 회복세의 둔화 조짐은 짙어졌다. 지난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1.8%로 저조했고, 주택시장은 이미 이중침체(더블딥)에 돌입했다. 회복 기미를 보였던 고용지표도 다시 악화됐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5월 제조업지수는 53.5로 시장 전망치(57.1)를 크게 밑돌며 19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ADP가 낸 5월 민간 부문 고용도 3만8000명에 불과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17만5000명)의 20%에 불과한 것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다.

더글라스 보스위크 패로스트레이딩 이사는 "연준 입장에서 정말 좋지 않은 시기에 미국 경제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고 말했다. 연준이 미국 경제의 숨통을 이어준 QE2라는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내려는 순간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조심스럽게 연준이 QE3를 시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짐 오설리번 MF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QE3를 시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결코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런 분위기가 이미 채권시장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3% 밑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아울러 로이터는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연준 내 강경파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연준이 조속히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연준이 실제 추가로 채권 매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QE2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국내 정치권의 비판 여론은 물론 양적완화에서 비롯된 달러화 약세에 대한 신흥국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두 차례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으로 2조7600억 달러 수준으로 불어난 연준의 대차대조표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치솟고 있는 물가도 고민이다. 연준이 지난해 QE2를 논의할 때만 해도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 통화부양에 따른 인플레 리스크는 무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1년 전에 비해서는 1.3%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폭 올랐다.

로이터는 섣불리 QE3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준이 택할 수 있는 옵션은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히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 외에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에 기고한 글에서 QE3를 시행하면 이익보다 치러야할 비용이 더 클 것이라며 연준이 추가 부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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