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차관부터 1급, 국장급까지 인사 도미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사가 완료될 경우 고용노동부는 정부부처 중 가장 젊은 장관과 차관, 1급들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차기 차관이 누가 될 것인가이다. 차관 역시 고용노동부 내부 인사를 승진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철균 기획조정실장, 이재갑 고용정책실장, 조재정 노동정책실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중 정철균 기획조정실장은 이채필 장관과 행정고시 25회 동기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지난 1월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된 이후 고용노동부의 모든 업무를 통합·조정·기획하는, 사실상 고용노동부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기획조정실을 잘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유력한 차기 차관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이재갑 고용정책실장도 이채필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고용 창출에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채필 장관은 지난 1일 취임 후 첫 공식행사로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고용창출에 많은 성과를 일궈낸 하이닉스반도체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더 많은 사업장의 노사가 상대방을 배려하고 힘을 보태는 ‘나눔’과 ‘더함’의 슬기를 보탠다면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항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채필 장관은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국민 여러분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일자리일 것”이라며 “일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자긍심과 행복을 갖게 되고, 일을 통해 따뜻한 공정사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일자리를 더하는 노동시장이 되도록 힘쓰겠다”며 “고용노동정책과 여러 부처의 정책들을 ‘국민, 현장, 일자리’의 관점에서 섬세하게 다듬고, 과감하게 고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년, 여성, 장애인, 고령자 등 취업이 어려운 계층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4월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지만 실업자는 93만6000명으로 3000명 늘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8.7%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1%포인트 올랐다.
지난 유성기업 파업 사태로 인해 완성차 업계 전체가 위기를 겪은 것 등을 계기로 노사관계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어 조재정 노동정책실장이 차관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더구나 최저임금도 못 받는 근로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등 취약계층 근로자 보호 필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고, 정규직·비정규직 차별이 중요한 사회 문제가 된 것도 조재정 노동정책실장의 차관 승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채필 장관은 취임사에서 “노사관계는 법과 원칙의 테두리 내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풀어 나가는 ‘법치’와 ‘자치’의 원칙이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상생과 협력의 측면에서 보면 아직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도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영세사업장에는 기본적 근로조건도 보호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아직 많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수는 지난 2001년에는 57만7000여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중 4.3%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198만4000여명, 11.6%로 급증했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2010년 6월 기준 동일 사업체내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를 인적 특성에 따른 차이를 배제하고 분석한 결과, 시간당 임금총액 격차는 12.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임 차관을 외부 인사로 임명할 경우 후속 인사의 폭은 매우 작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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