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형 전지 삼키면 아이에게 치명상”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TV 리모컨이나 장난감에 많이 사용되는(button type battery)를 무심코 삼킨 아이들은 열과 기침 등의 합병증을 겪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5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조사에 따르면 매년 40~90명의 아이들이 단추형 전지를 삼켜 응급실을 찾는다.

이 중 50% 정도는 식도에 걸린 채 도착해 내시경으로 제거 시술을 받았다. 응급 내시경으로 단추형 전지를 제거한 어린이는 2008년 약 40명, 2009년 약 20명, 2010년 35명 정도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만 17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단추형 전지를 삼켜 병원을 찾은 아이는 연간 3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병원은 밝혔다.

합병증도 심각했다. 병원이 최근 단추형 전지를 삼켜 응급실을 찾은 3명의 아이를 분석한 결과 열과 기침, 구토 증상을 호소했다. 식도에 걸려있는 경우에는 단추형 전지를 제거하는 응급 내시경을 받았다.

특히 두 명은 단추형 전지를 먹은 후 4시간이 넘어 기관·식도 재건술을 받아 회복에 3~5개월이 걸렸다.

2시간 30분 안에 병원을 찾은 아이는 응급 내시경으로 전지를 제거하고 별다른 처치 없이 일주일 만에 회복했다.

미국에서는 단추형 전지를 삼켰다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오하이오주 해밀튼에서 거주하는 생후 13개월 된 아이는 전지를 삼킨지 이틀 만에 제거했지만 전지가 식도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대동맥에 손상을 줘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한석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단추형 전지를 삼킨 후 4시간 이내에 전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식도 손상이나 천공 혹은 대동맥 파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추형 전지는 크기가 작아 자녀가 먹어도 부모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항상 관리에 조심해야 한다”며 “전지를 삼킨 자녀가 통증이나 기침,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 바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6세 미만의 아이들이 단추형 전지를 삼켰다는 보고가 매년 3500건 정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 국립워싱턴독극물관리센터 조사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에서 집계된 단추형 전지 삼킴 사고는 5만6000여건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단추형 전지를 삼켜 극심한 합병증을 겪은 사례는 6.7배나 증가했고 심각한 사고는 0.5%(연간 12건)에서 3%(연간 100건)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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