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대출 규모 위기 전 수준 회복

  • 전년比 50%↑ 1조6400억弗…2007년 상반기 이후 최대<br/>차환·자사주매입·M&A 자금 대부분…경기부양 효과↓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금융위기 이후 보수적인 경영을 펼쳤던 미국 은행들이 돈줄을 풀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대출 규모가 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기업 대출이 설비투자와 고용, 소비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승수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기업들의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한 1조640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CN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조 달러가 넘었던 2007년 상반기 이후 최대 액수다.

특히 전체 기업 대출의 절반 이상은 미국 기업들이 흡수했는데, 이런 증가세는 JP모건이 주도했다.

미치 골드버그 클라이언트퍼스트스트레티지 사장은 "기업 대출이 늘어나면, 기업활동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는 고용, 소비 증가와 주택시장 회복을 이끌어 결국 국내총생산(GDP)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들이 가계 대출도 늘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켈리 브라이언켈리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보고서를 근거로 최근 은행주 상장지수펀드(ETF)인 KWB SPDR을 통해 미국 지역은행주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 대출 증가가 가계 대출 증가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 테라노바 버투스인베스먼트파트너스 투저전략가는 ""대출시장에는 일종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대출에 필요한 신용을 갖춘 이들도 있지만, (주택시장 붕괴 전인 2007년 자격이 있었지만) 앞으로 수년간 신용을 회복할 수 없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은행 대출 담당자는 딜로직 통계에 나온 대부분의 대출은 기업들이 빚을 빚으로 막는 차환이나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M&A)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장을 새로 지을 테니 대출 좀 해달라고 찾아오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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