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권석림의 인터그레이션] 소 잃고도 정신 못 차리는 '안보 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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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2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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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혹시나’, ‘ 역시나’ 이 말이 주는 의미는 참 재미있다.

이 두 어휘에는 우리네 인생사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희망과 절망이 어울리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희망적 생각이 '역시나' 하는 절망으로 뒤바뀐다.

기자는 지난 19일 잇따른 보안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을 바라보며 ‘늑대와 양치기 소년의 교훈’ 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

양떼를 모두 늑대에게 잡혀 먹히는 ‘늑대와 양치기 소년’의 비극적인 결말을 교훈삼아 “이제부터라도 보안문제에 만큼은 이런 일이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망을 담았다.

철저한 보안대비책을 만들어 ‘신뢰받는 국가’ , ‘믿음을 주는 기업’으로 거듭나자는 희망의 메시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은 곧바로 절망적인 내용으로 다시 되돌아 왔다.

‘참 어의 없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

20일, 칼럼 게재 바로 다음날.

지면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그날 또 다시 해킹으로 인한 보도가 잇따랐다.

한국엡손·가비아가 그 대상이다.

한국엡손은 “내부 모니터링 결과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감지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고 지난 20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을 통해 밝혔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홈페이지에 가입한 35만 명의 아이디·비밀번호·이름·주민등록번호 등이다.

도메인 등록 및 관리업체인 '가비아'도 같은 날 해킹을 당했다.

이에 따라 '카페24' 등 인터넷 업체들은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카페24는 300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인터넷 쇼핑몰 서비스 제공 업체로 각 쇼핑몰들이 판매 및 배송 등과 관련해 피해를 입었다.

또 늑장대응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엡손이 해킹 사실을 지난 13일 확인했으나 18일에 방통위에 신고했고 홈페이지 공지는 주말인 20일에야 올린 것.

이젠 새롭지도 않다.

지난 25일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온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경영에서 물러났다는 소식이 각종 미디어에서 큰 뉴스로 다뤘다.

스티브잡스는 지난 1997년에 파산 직전에 몰린 애플의 구원투수로 나선 이후 2001년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아이패드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글로벌 IT 업계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백마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며 영향력을 입증했다.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말들은 많이 한다.

특히 보안사고가 터질 때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정책 결정권자들은 보안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서만 떠들지 말고 보안 사고를 막기 위한 해결책을 조속히 마련, 무엇보다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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