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공소시효’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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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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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아더 패터슨(32)에게 공소시효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패터슨이 지난 5월 미국에서 붙잡혀 현지법원에서 한국 송환을 위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를 데려와 우리 법정에 세우기 위해서는 공소시효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패터슨의 미국행이 공소시효 정지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놓고는 엇갈린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주광덕 의원은 12일 패터슨이 미국 법원에 제출한 변론서 내용을 공개하며 “형사소송법 253조 3항(시효의 정지와 효력)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조항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공소시효를 정지하도록 한 것이다.

패터슨의 준비서면에는 ‘수사 초반부터 대한민국 사법기관과 협조했음을 분명히 한다. 한국 사법체계는 (법을) 엄격히 적용했으며 유죄판결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형기를 마쳤다’는 등 도주가 아니라는 입장이 담겨 있다.

주 의원은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검찰로서는 패터슨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출국했다는 점을 증명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기 때문에 공소시효 정지사유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도 “수사 도중이 아니라 한국에서 판결을 받고 떠난 것”이라며 “변호인들이 (패터슨을) 변호하게 된다면 그건(공소시효 정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주 의원은 공소시효 정지 논란이 있는 만큼 하루빨리 패터슨을 송환해 오도록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공소시효가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신속히 신병을 인도받아 수사가 이뤄지도록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패터슨이 형사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도주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공소시효 정지 요건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1998년 4월 대법원에서 에드워드 리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취지의 판결이 나오면서 패터슨을 수사대상으로 보고 있었다”며 “고등법원에서 리에 대한 사건을 다투는 한편 패터슨에 대해 혐의점을 두고 있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패터슨은 검찰이 출국정지 기간을 미처 연장하지 못한 틈을 타 도주했다. 도주 뒤 곧바로 검찰이 기소중지를 했고 유족들도 패터슨을 고소한 상태”라며 공소시효 정지 논란을 일축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우리가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는 의미 자체가 신병을 보내주면 구속해서 기소하겠다는 뜻”이라며 “여러 정황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공소시효 정지가 가능한지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이 패터슨의 송환 재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패터슨이 도주했다고 보는 근거를 댈 수는 있지만 그쪽 변호사가 이런 정황을 (재판 지연 등에) 이용하려 할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데려오는 게 급선무인 만큼 이런 얘기들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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