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채권시장은 강세를 띄고 있지만, 지난 8월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던 전례가 있어 환율 오름세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정치적 불안감 팽배로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향후 글로벌경기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75원 오른 1145.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115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타며 지난 10월21일 이후 가장 높았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4거래일간 1조3000억원 이상을 빼내면서 역송금 수요가 발생해 오르는 것으로 풀이됐다. 사실상 유럽 위기에 대한 부담이 있어 추가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환율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은 이달 들어서만 2조원이 넘는다. 외국인 이탈과 발맞춰 거래대금 급감도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거래대금이 4조원을 밑돌았다. 이는 1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최근 주식시장의 무력함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거래대금은 증시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거래대금이 급감했다는 것은 증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증시 대기자금은 넘치고 있다. 국내 단기성 자금 규모가 지난 8월 말 현재 542조7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대표적인 부동자금으로 꼽히는 MMF 설정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70조7312억원으로 올 1월 24일(72조8700억원)이후 처음으로 70조원대에 올라섰다.
이는 투자심리가 얼어 붙고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증시 상승세도 둔화될 우려가 높다.
반면 채권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지난 7월 말 4.20%이던 10년 만기 한국 국채금리가 3.79%까지 내려갔다. 유럽 위기 속에 상대적인안전자산으로 취급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요소도 있다. 환율 상승이 부담이다. 지난 8월 채권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갔던 주된 이유가 환율 급등이었던 탓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환율이 1140원대로 치솟으면서 3년 만기물이 소폭이지만 3거래일 연속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 시선은 아직 긍정적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급락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일부 나타나고 있는 개선 신호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동유럽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재정적자 감축협상도 부결됐고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공급 역시 독일의 반대로 실시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중국의 경우 긴축 완화 및 재정확대 등이 경착륙 우려를 줄이고 있고 미국의 고용 주택 생산과 소비지표 등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 경우 위기보다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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