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마트가 올해 들어 11월20일까지 전국 137개 점포 2698가지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할인점 키워드는 △Brake(제동 걸린 유통업계) △Replacement(대체소비확산) △Abnormal climate(이상기후) △Korean wave(한류열풍) △Economy(저가 상품 불티) △Small family(소형가구 확산) 등 첫 글자를 모은 '브레이크(Brakes)'였다.
올해 유통업계는 작년 국회를 통과한 유통법과 물가상승·체감경기 하락으로 하반기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렀다.
이 여파로 이마트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신규 출점이 4곳에 그쳤다.롯데마트는 내달 오픈 예정인 김포공항점을 포함 올해 4개 점포를 신설했다. 홈플러스도 올해 4곳에 문을 열었다. 대형마트 빅3 모두 예년 수준을 밑돌았다.
물가상승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해외소싱·PL(자체상표) 상품 소비가 늘었다.
작년 전체 육류 매출 가운데 34.5%를 차지하던 국내산 돈육 비중이 올해 29.4%로 줄었다. 반면 벨기에·캐나다에서 수입한 돈육 매출은 같은 기간 716.9% 급증했다.
PL 상품은 올 한해 매출이 전년보다 28.6% 증가했다. 이마트는 PL 상품 매출 비중이 올해 25%를 기록하고 2014년 35~40%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점쳤다.
2011년 유통업계는 3월 일본 원전사고와 여름 장마·가을 폭염 등 이상기후에 영향을 받았다.
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로 일본 생태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올해 9월 알래스카 생태가 군내에서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천일염에 방사선을 없애주는 요오드 성분이 많다는 소문으로 소금 품귀현상이 생겼다.
여름철 서울과 중부지방 기준 1년 치 비가 36일 동안 내리며 여름 상품 부진으로 이어졌다.
선풍기·에어컨 7~8월 매출은 전년 같은 때보다 25.5% 감소했다. 아이스크림도 9.6% 줄었다. 이에 반해 제습제와 우산은 각각 46.5%·35.1%씩 상승했다.
이상기후는 김장철 양념값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고추 가격은 10월 전년대비 88.6% 증가했다. 새우젓도 135.6% 늘었다.
한편 올해는 국내 가수들의 해외 공연과 한국 드라마로 한류 열풍이 확산되며 일본·중국 여행객이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 국경절에는 일본 원전사고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수요가 늘어 사상 최대 관광객이 방문했다. 제주도에는 한 번에 1만1200명의 관광객이 몰리기도 했다.
이에 각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해외고객 유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하반기 이마트 '반값 시리즈'가 유통업계에 화제를 일으켰다.
이마트 ‘드림뷰 TV’는 출시 3일 만에 준비한 물량 5000대가 모두 팔려나갔다. 이와 함께 일반 전문점 원두커피보다 최대 80% 저렴한 이마트 세라도 커피도 이달 8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2주 만에 19t 물량이 전부 판매됐다.
이마트 측은 경기 불황과 고물가로 상품 가격과 품질을 우선 고려하는 절약형 소비 경향이 심화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2인 가구 비중이 48.3%에 이르며 소형 상품 판매가 늘었다. 더불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인기도 지속됐다.
소형가구와 수납가구 매출이 작년보다 각각 141.%·30.2%씩 상승했다. 국·탕·칼국수·파스타 등 간편가정식 매출도 올해 들어 39.6% 늘었다.
김진호 프로모션팀장은 “올해 유럽발 경제위기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며 “이에 가격·품질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찾는 합리적 소비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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