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분사 임박…대형사 '미소' 은행계 '울상'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농협보험이 내년 3월 분사를 앞둔 가운데 생명보험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생보사들은 농협중앙회의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으로 분리되는 농협보험을 마땅찮아 하면서도 손익계산이 한창이다.

29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3대 대형 생보사는 전문 인력과 조직 규모가 우위에 있다는 점을 들어 농협생명의 출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 12월 기준 농협보험의 보험설계사 수는 1000여명으로 삼성생명 4만여명의 4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각각 2만여명, 1만8000여명의 설계사를 두고 있어 격차가 크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대면채널과 다이렉트채널 인력을 확충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농협생명은 방카슈랑스가 분사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협 방카슈랑스 제휴사로 선정된 이들 빅3와 동양생명은 오히려 분사 시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제휴 4개사는 농협이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으로 분리되는 내년 3월부터 농협중앙회와 지역단위조합 창구에서 자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현재 동양생명 22개,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각 16개, 교보생명 14개인 방카슈랑스 제휴사가 한 곳씩 추가되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거대 경쟁사가 한 곳 더 늘어나는 일을 달가워 할 보험사가 어디에 있겠냐”면서도 “군, 면단위 지방도시까지 퍼져 있는 농협의 조합망은 충분한 활용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방카슈랑스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비제휴 생보사들은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계 생보사인 KB생명과 하나HSBC생명은 전체 판매채널 중 방카슈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돈다.

두 생보사는 금융감독 당국이 농협 지역단위조합에 한해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이 전체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방카 25% 룰’를 유예키로 결정하면서 더 이상 방카슈랑스에만 의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들은 설계사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지점 수를 늘려 방카슈랑스에 편중된 판매채널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출범과 동시에 업계 자산순위 4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는 농협생명을 함부로 얕잡아 볼 수는 없다”며 “기존 생보사의 규모나 주력 판매채널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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