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최근 정치 테마주 열풍 속에서 개미들이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실속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개인투자자는 뜬 소문에 눈이 멀어 무분별한 추격매수를 벌였으나 실제 이익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이후 투자자별 거래동향을 집계한 결과 연기금과 외국인이 사들인 순매수상위 종목 10개의 주가는 모두 상승했으나 개인투자자가 산 종목은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매수상위 10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연기금이 16.38%로 가장 높았으며 외국인도 10.95%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3.34%로 코스피 상승률을 오히려 밑돌았다. 이 기간 코스피는 1826.37포인트에서 1914.97포인트로 4.85% 상승했다.
연기금 매수상위 10종목 가운데는 삼성중공업이 연초 2만8100원에서 3만4600원으로 올라 23.13%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우리투자증권도 1만300원에서 1만2600원으로 22.33% 상승해 뒤를 이었다. 고려아연과 LG화학도 각각 20.40%, 18.2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외국인들의 매수상위 종목에서는 삼성중공업(23.13%)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LG화학(18.28%) 현대중공업(17.41%) 하이닉스(12.15%) 순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탓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매수상위 10종목 가운데 9종목이 하락했다. 한국항공우주가 연초 3만9350원에서 3만3000원으로 16.14%의 낙폭을 기록해 가장 많이 빠졌다. 이 기간 순매수거래대금은 665억2900만원으로 전체 시총의 2.07%에 달했다.
만도는 같은기간 20만1500원에서 18만5500원으로 7.94%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어 엔씨소프트(-6.93%) 금호석유(-6.06%) 제일모직(-5.63%) KT(-4.66%) LG전자(-4.34%) 등도 개미들의 짝사랑만 뜨거웠다.
전문가들은 종목별 상승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매매주체들의 움직임과 종목별 선정기준을 면밀히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국내 대형 기관의 매매패턴을 통해 종목을 선별해나가는 것이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 예컨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은 현재 18.93%로 올해 목표치 19.3%에서 0.33%를 남겨두고 있어 아직 1조1300억원의 추가매수 여력이 남아있는 상태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순매수 주체였던 프로그램거래가 매도로 전환하면서 연기금 등 대형 기관이 실질적인 주식매수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며 "최근 매수비중이 확대되고 하드웨어·디스플레이·반도체·유틸리티·운송·상업서비스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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