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형' 정용진 vs '돌격형' 신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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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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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유통 맞수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하이마트를 놓고 또다시 격돌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인수가만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초대형 매물이다. 업계는 롯데와 신세계, 두 기업 가운데 하나가 새로운 하이마트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인수·합병(M&A)에서는 기업 총수의 의지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가 이번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신 회장, 정 부회장 간 경영스타일 차이에 주목하는 이유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 정 부회장은 경영스타일 면에서 정반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M&A 업계에서 신 회장은 높지 않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인수 대상 기업이 나올 때마다 자금력만으로 돌진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신사업 역시 저지르고 보는 식이라는 평가다. 신 회장이 '가볍다'는 평을 듣는 이유다.

반면 정 부회장은 꼼꼼하게 분석하고 하나하나 챙기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아웃렛 사업만 봐도 10년 가까이 고민하면서 타당성을 검토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우직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런 경영스타일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은 대부분 고전하고 있다. 굵직한 매물이 나올 때마다 물불을 안 가리고 사들이는 식으로 외형 확대에만 치우친 탓이라는 분석이다. 롯데가 M&A를 통해 얻은 해외 대형마트 점포는 현재 대부분 적자다.

롯데와 중국 현지기업 간 공동출자로 세운 중국 1호 백화점인 베이징점은 상권분석 실패로 손님보다 점원이 더 많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은 해외 출점을 되레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에만 중국 톈진2호점, 웨이하이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점이 오픈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중국 청두점, 선양점, 베트남 하노이점이 계획돼 있다. 롯데마트도 올해에만 20개 안팎에 이르는 해외 점포를 새롭게 열기로 했다. 현지 업체를 적극 인수하는 전략도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즉흥적인 M&A는 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신 회장이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이런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 부회장은 신중함으로 유명하다.

정 부회장은 이번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끝까지 함구하며 사업성 검토를 진행했다. 결국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 당일에 이르러서야 공식적인 참여를 결정했다.

이에 비해 신 회장은 인수의향서를 내기 전부터 "아직 최종 보고서를 못 받았다"며 인수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중국 사업에서도 무리한 출점보다 늦더라도 '제대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11년 황저우·타이저우·닝보·창저우에서 4개 법인, 6개 점포를 중국 기업에 매각했다. 이어 상하이에 있는 점포 2곳도 최근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늦더라도 완벽함을 추구하는 게 정용진식 경영스타일"이라며 "신 회장의 경우에는 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후계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까닭에 조급함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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