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퇴직연금 시장 70조…금융권 시장 선점에 '사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2-06 16:1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권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퇴직연금 시장이 올해 내로 70조원, 오는 2015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금융당국은 고금리 제공과 ‘꺾기(구속성 금융상품 계약)’ 등 불건전 영업행위 차단에 고심하고 있다.

6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9조9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1.3%(20조7696억원) 급증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제도가 처음 도입된 지난 2005년 12월 163억원에 불과했으나 2006년 말 8000억원, 2007년 말 3조원, 2008년 말 6조6000억원, 2009년 말 14조원, 2010년 말 29조원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수년간 퇴직연금 시장이 급격히 팽창했지만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현재 퇴직연금 도입률은 9.2%로 10%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말 퇴직연금 시장이 7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사업자는 57개사로 은행 17곳, 생명보험 14곳, 손해보험 8곳, 증권사 17곳, 근로복지공단 등이다. 지난해에는 전북은행과 SC은행이 신규 등록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권역은 은행이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 은행 권역은 24조2544억원으로 48.6%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신한·국민·우리은행의 업계 1위 쟁탈전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4조4484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4조4384억원으로 신한은행보다 불과 100억원 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퇴직연금 유치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으로 비유된다”며 “100억원 차이로 1위와 2위가 갈릴 만큼 각축이 심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장기상품 운용에 강점을 가진 생명보험사들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 왔지만 은행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 현재 시장점유율이 25.6%로 줄어들었다. 손해보험사들의 점유율은 7.8% 수준이다.

특히 전통의 강자였던 삼성생명은 절치부심하며 퇴직연금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삼성생명이 전체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 은행들이 거래기업을 대상으로 영업 확대에 나서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며 “퇴직연금 적립금의 대부분을 삼성 계열사로부터 유치해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인 것도 삼성생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점유율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업계의 퇴직연금 적립금 점유율은 18.0%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과당경쟁 억제를 위해 감독 강화에 나섰다.

황성관 금감원 연금팀 팀장은 “고금리 경쟁과 특별이익 제공, 계약 강요, 계열사 계약 독점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상시 감시 및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